- 근거 없는 수당·업무추진비 사용
- 고교 12.8% 빼곤 회수조치 당해
- 부실한 수행평가·학교시험 관리
- 중3·고3 등 학년 높을수록 심각

- 연가 쓸 일에 ‘연수’ 신청하거나
- 병가 악용해 월급 공제 피하기도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한 시교육청의 종합감사는 회계, 학사 등 학교 운영 전반에 걸쳐 진행된다. 부산시교육청은 초중고교의 경우 4년에 한 번씩 공사립 구분 없이 순차적으로 종합 감사를 실시해 2006년부터 이를 본청 홈페이지에 실명 공개하고 있다. 초·중학교는 2015년부터 각 교육지원청에서 감사를 하고 있어 이후 감사 결과는 교육지원청 민원감사과 홈페이지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그 많은 회수금은 어디서 왔나

감사에서 지적된 회수 조치 대부분은 교직원 수당, 업무추진비 항목에 해당된다. ‘부산시교육청 2018학년도 공립 유·초중고·특수학교 학교회계 예산편성 기본지침’에 따르면 수당규정이나 조례상 명확한 지급 근거가 없이 개인에게 수당 성격으로 지급하는 예산은 편성할 수 없다. 그러나 영어듣기시험 감독 등 교사로서 당연한 업무를 하는데도 임의로 수당 항목을 만들어 지급했다가 회수당한 경우가 허다하다. 회수금이 가장 많은 고등학교만 놓고 보면 125개교 중 16개교(12.8%)만이 회수 조치를 피해갔다. 학교별 회수액은 적게는 2만 원부터 많게는 5000만 원에 육박한다.

일반업무추진비의 경우 대상과 용처가 엄격하게 정해져 있는데, 동창회 행사에 화환을 보내거나 교직원이 아닌 자에게 축의금을 주고, 교직원 선물을 구입했다 적발된 경우가 적지 않다.

■0점 아니면 만점

수행평가 등 학교 시험과 관련해 지적된 사례는 학교 급이 높아질수록 많다. 특히 학년이 높아질수록 수시모집 학생부종합전형 등 대입과 직결될 수 있어 더욱 민감한 부분이지만 관행적으로 모든 학생에게 같은 점수를 부여해 공정성을 훼손하는 것이다. 실제로 동주여고는 2016학년도 수행평가를 실시하면서 특정 영역에서 모든 학생에게 만점을 부여해 평가의 변별도를 떨어뜨렸다며 주의 처분을 받았다. 다선중은 2017학년도 수행평가 때 일부 영역에서 거의 만점을 부여해 평균이 각각 99점, 98.9점이 나왔다.

시험관리가 부실한 경우도 있다. 감천중은 2012학년도 2학년 2학기 기말고사 체육 지필평가를 하면서 2011년에 출제됐던 29개 문항 중 11개 문항을 그대로 출제했다가 지적을 당했다. 양정고는 2014학년도 2학년 1학기 서술형평가를 실시하면서 과학 63명 중 23명이, 사회탐구 55명 중 35명이 0점을 받았다.

■허술한 교직원 채용

교원 복무와 관련해선 체력단련, 개인업무, 고향 방문 등 ‘연가’를 사용해야 하는 일을 ‘연수’ 혹은 ‘특별휴가’로 신청했다가 적발되는 경우가 상당수였다. 특히 교원은 방학이 연수를 하는 기간이어서 해외여행 등을 가기 위해서는 별도로 연가를 사용해야 한다. 또 자율연수의 경우 계획서와 사후 보고서를 제출해야 함에도 이를 부실하게 했거나 아예 제출하지 않아 주의를 받기도 했다.

시교육청은 사립학교의 경우 기간제교사 등 교직원을 채용하는 과정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감사하고 있다. 친·인척 채용 같은 문제가 심심찮게 불거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저고는 2017학년도 기간제 교사 채용과정에서 임의 서류 심사 등으로 1명이 감봉, 1명이 경고 처분을 받기도 했다.

황당한 사례도 있다. 장안제일고는 2014, 2015년 사립교원 퇴직자를 기간제 교원으로 채용하면서 호봉 계산을 잘못했다. 적정한 연봉은 4722만 원인데, 14호봉이나 높게 계산해 8849만 원을 지급해 4126만 원 회수 처분을 받았다. 동래고는 학생급식비(수업일수×단가)보다 교직원급식비(급식일수×70%×급식단가)를 낮게 책정해놓고 교직원 급식 반찬 수는 1, 2가지 늘렸다가 적발됐다.

시교육청 감사관실 관계자는 “1000만 원 이상 물품이나 2000만 원 이상 공사는 입찰을 하고 선정위원회를 열어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아 예산을 허술하게 쓰는 사례도 많다”고 설명했다.

하송이 박호걸 기자 songy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