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부산시장이 이른바 ‘엘시티 선물’ 사태에 연루된 현직 공직자들의 징계를 공식화했다. 이런 가운데 ‘엘시티 선물’ 수수자로 부산지검의 기관통보 명단에 포함된 부산시 3급 이상 고위공직자 4명이 모두 직무 관련성이 있거나 있었던 것으로 본지 취재 결과 확인돼 파문이 예상된다.

오 시장은 5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번 사태와 관련해 “엘시티는 부산의 낡은 과거를 상징한다”며 “민선 7기 부산시정을 방해하고 어려움을 주고 있는 엘시티 사태의 흔적을 지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두 명의 (공공기관장) 후보가 엘시티 선물 문제로 사퇴했는데, 현직 공직자들은 당연히 조처해야 한다”며 “제 살 깎는 심정으로 절차를 밟아 심판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3월 부산지검 특별수사팀은 엘시티 시행사 이영복 회장이 공직자 100여 명에게 2009년 9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모두 2억 원가량의 명절 선물을 했다고 발표했었다. 검찰은 이 회장으로부터 장기간 골프 접대나 선물을 받은 ▷시 고위 공무원 4명 등 전·현직 18명 ▷엘시티 인허가를 다루는 도시계획위원회에 참여한 교수 6명 ▷부산도시공사 최고위직 3명 등 28명의 명단을 기관통보했다. 내로라하는 시 전·현직 관료들은 십중팔구 포함됐다. 이 가운데 아직 퇴직하지 않은 시 3급 이상 관료는 4명으로, 이 가운데 3명은 엘시티 사업과 직접적 직무 관련성이 있는 자리에 있다. 나머지 1명은 과거 엘시티 사업의 주무 부서장으로, 산하 공공기관에서 파견 형태로 근무 중이다. 검찰은 이들 4명이 많게는 12차례 360만 원 상당, 적게는 7차례 210만 원 상당의 선물을 받은 것으로 확인했다.

한편 오 시장의 ‘오른팔’로 민선 7기 시 개혁을 주도해온 박태수 정책특보는 제출했던 사직서가 반려돼 6일 시로 복귀한다. 오 시장은 박 특보의 업무 복귀를 직접 알렸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