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면과 내부 달라 구조대 혼란
- 화재 원인 파악 1~2주 걸릴 듯

지난 20일 화재로 고려인 3세 자녀 2명(우즈베키스탄 국적)이 숨지는 등 10명의 인명 사고가 발생한 경남 김해 원룸 건물의 옥탑부가 주거용으로 불법 용도 변경된 사실이 드러났다.

김해중부경찰서는 원룸 현장 조사와 건축물관리대장을 확인한 결과 화재가 난 서상동 원룸 건물의 옥탑부가 주거 용도로 바뀌어 사용돼온 사실을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건물주인 A(80) 씨를 건축법 위반혐의로 입건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확인 결과 4층 높이에 643㎡인 이 원룸 건물은 주차장으로 쓰인 1층을 제외한 2~4층에 모두 14가구가 거주한 것으로 건축물대장에 등재됐다. 하지만 건물주인 A 씨는 다락 용도로 쓰던 옥탑부의 81.4㎡를 주거용으로 불법 용도변경해 2016년 11월부터 한 가구에 추가로 임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류상으로는 14가구가 살았으나 실제로 한 가구가 더 많은 15가구가 해당 원룸 건물에 거주한 것이다.

화재 당시 옥탑부 거주자들은 건물 내부에 없어 이곳에서 인명 피해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경찰 관계자는 밝혔다. 숨진 고려인 남매 등 가족들은 이 원룸의 2층에 거주했다.

경찰은 건축물을 불법으로 용도 변경하면 화재가 발생할 경우 실제 도면과 다른 내부 구조가 구조대원들에게 혼란을 줘 신속한 인명구조 활동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화재 원인은 1, 2주 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식 결과에서 확인될 전망이다. 현재로선 1층 주차장 천장에 설치된 전등과 전선부가 과열로 인해 주변 인화물질로 옮겨 붙으면서 발화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김해중부서 관계자는 “건축주가 불법으로 건물을 용도 변경한 사실을 확인했으며 앞으로 추가 수사를 벌여 건축주의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