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발표한 김해신공항 건설 기본계획의 중간 용역 결과는 사실상 ADPi(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의 원안을 강행한 것이라는 지적과 관련, 경남 김해시가 이 문제를 다룰 시민 공론의 장을 만들고 적극 공세에 나섰다. 자칫 김해신공항 건설로 시 전역이 소음공장으로 변할 수 있다는 절박함 때문에 시가 직접 칼을 빼 들었다는 분석이다.

김해시는 17일 시청에서 정부의 김해신공항 기본계획용역 중간 보고에 따른 간담회를 개최한다고 15일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허성곤 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소음 피해가 예상되는 불암 활천 장유1·2·3동과 주촌면 등 9개 지역의 통장단장, 주민자치위원장, 시민단체 대표 등 200여 명이 참석한다. 김해신공항 추진과 관련해 그동안 관망세를 유지하던 시가 직접 시민 대표단과 함께 간담회를 개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지난달 정부의 김해신공항 중간 용역 발표에서 ‘소음 없는 신공항을 건설해 달라’는 시의 건의가 묵살됐다는 판단 때문이다. 연말까지 진행될 최종 용역에서 이 안이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절박감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시는 간담회에서 ‘정부 용역 안대로 현재의 공항 서편에 40도 V자형 활주로를 설치하고 여기서 22도 좌측으로 선회비행을 할 경우 소음 피해 지역이 장유지역까지 확장된다’는 내용을 전달할 예정이다. 허 시장도 시민들의 질문에 적극 답변할 방침이다. 이럴 경우 간담회장이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정책’ 추진에 대한 성토장이 될 수도 있다. 시의 한 간부 공무원은 “김해시가 줄곧 요구한 ‘11자형 활주로 건설’ 같은 소음 방지 대안들이 무시됐다”며 “V자형 활주로 건설이 확정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공직사회에 팽배해 있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시가 김해신공항 소음영향평가 용역을 경남발전연구원에 의뢰한 결과, 소음 피해지역이 현재 2.0㎢에서 정부 안대로라면 12.2㎢까지 6배 이상 확대되고, 피해 인구수도 8만6000명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 바 있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