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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분석] 여론에 떠밀린 ‘백년대계’…교육부 오락가락에 학부모 분통

신임 유은혜 교육부장관 취임 후 유치원 영어방과후 금지 철회

  • 국제신문
  •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
  •  |  입력 : 2018-10-05 19:42:45
  •  |  본지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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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 부모 거센 반발에 밀린 듯

- 수능 절대평가·자사고 동시 선발
- 현안마다 기존 입장 뒤집기 일쑤
- “비전 제시 못 하고 일관성 잃어”

교육부가 갑자기 유치원에서의 영어 방과후 특별활동 금지 정책을 철회(국제신문 5일 자 1면 보도)하면서 문재인 정부 교육 정책 전반에 대한 회의감이 커지고 있다. 굵직한 정책마다 여론에 떠밀려 유예되거나 되레 기존 입장과 반대되는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늘고 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5일 오전 세종시 참샘초등학교를 방문, 수업을 참관한 뒤 학부모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교육부는 유치원 영어 방과후 특별활동을 금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초등학교 1, 2학년 방과후 영어수업을 폐지하기로 결정한 만큼 이전 단계인 유치원 수업도 없애는 것이 맞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일부 학부모가 극렬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비교적 저렴한 방과후 활동을 없애면 사교육을 조장하고 소득에 따른 교육 격차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이에 교육부는 올해 말 정책숙려제를 통해 해법을 찾기로 했다.
그러나 신임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4일 철회 방침을 밝히면서 그간의 논의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놀이 중심’이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유아 영어 교육은 놀이 중심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이전과 달라질 게 없다는 것이 유아교육계의 판단이다. 오히려 올해부터 금지된 초등 1, 2학년 영어 방과후 수업도 부활할 가능성이 커졌다. 유 부총리는 5일 세종 참샘초등학교에서 열린 학부모 간담회에서 “과도한 교육, 지식 전달 위주 영어 수업은 그 단계의 아이들에게 맞지 않아서 (초등 1, 2학년은) 방과후 수업도 금지한 것”이라며 “놀이·체험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생활 속에서 (영어에) 노출되는 환경을 만들어준다는 의미에서는 (유치원과 영어 교육과의) 연속성을 봐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법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으나 “방향은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허용 가능성이 커졌다.

이 같은 ‘도로 아미타불’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수능 절대평가 도입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은 여론에 떠밀려 1년 유예된 후 되레 수능 위주 전형을 확대하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수능 절대평가가 장기 과제에 포함되긴 했으나 수능 위주 전형 확대와 반대되는 정책이어서 도입이 말처럼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대입에 절대적 영향을 받는 고등학교 교육 과정도 애초 계획보다 미뤄졌다. 정부는 새로운 대입 전형이 시작되는 2022년에 맞춰 고교학점제를 도입하려 했으나 그 시점을 2025년으로 미루었다.

외고·자사고와 후기고 동시 선발 카드는 헌법재판소 결정에 발목이 잡혀 있다. 지난 6월 자사고 지원자가 일반고에 지원하지 못하도록 한 초·중등교육법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돼 현재는 같은 시기에 선발하되 동시 지원은 가능한 상황이다. 동시 지원을 막아 외고·자사고의 매력을 떨어뜨려 장기적으로는 이를 줄여나가겠다는 정부의 정책이 첫걸음부터 삐걱대는 것이다.

부산지역 교육계 관계자는 “교육부가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이에 맞는 정책을 수립해 이해 당사자를 설득해나가는 방식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대입 개편안을 비롯한 주요 정책을 여론에 맡기거나 이에 떠밀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일관성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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