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엘시티·풍산 노동자 투쟁 등
- 부산의 소수자 영화·영상 상영
- 해운대 백사장·시청 등서 진행

10월 부산에 두 개의 영화제가 개막한다. 하나는 세계적인 감독과 유명 영화배우가 총출동하는 부산국제영화제고, 다른 하나는 BIFF에서 다루지 않는 소외된 이웃과 부산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자영화제다. 그림자영화제는 엘시티, 풍산마이크로텍 노동자, 발달장애인 균도 등 현재 부산과 한국 사회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을 곱씹을 수 있는 독립영화 등을 상영할 계획이다.

	그림자영화제 상영작인 ‘오장군의 발톱’ 한 장면.

풍각쟁이 놀이마당은 오는 8~13일 제1회 그림자영화제(Shadow, Off-off Film Festival·SHOFF)를 개최한다고 4일 밝혔다. 올해 처음 열리는 그림자영화제의 주제는 ‘더러운 돈, 더러운 관계들’로 엘시티와 풍산 마이크로텍 노동자의 투쟁을 비롯해 평화, 국가폭력, 소수문화, 개와 고양이, 환경 등 분야에서 우리 주변에 실제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룬다.

풍각쟁이 놀이마당은 지난해 10월 작가 연극인 미술가 영화감독 등이 참여해 결성된 부산의 순수 예술인 모임이다. 이들은 올해로 23회를 맞는 BIFF는 화려하지만 정작 부산의 이야기가 빠져 있다는 점에 뜻을 함께하고, 화려한 조명 뒤에 소외된 현실을 담아 ‘그림자영화제’라 이름 붙였다. 그림자영화제의 취지에 공감해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녹색연합, 부산평화센터 준비위, 극단 해풍 등 여러 시민·문화단체가 힘을 보탰다.

개최 장소는 그해의 메인 주제에 맞춰 부산 전 지역에서 개최된다. 올해는 엘시티가 바로 앞에서 보이는 해운대해수욕장 앞 백사장(4~7일)과 풍산 마이크로텍 노동자의 집회가 이어지고 있는 부산시청 앞(8~13일)이 개최지로 정해졌다. 다만 풍각쟁이 놀이마당은 4~7일 행사는 제25호 태풍 콩레이가 북상함에 따라 각 소주제에 맞춰 다음 달과 오는 12월에 분산 개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오는 8일 노회찬의 밤, 9일 평화의 밤, 10일 예술인의 밤, 11일 녹색의 밤, 12일 국가폭력에 대하여, 13일 풍산 노동자의 밤을 주제로 매일 오후 6시30분부터 밤 10시까지 부산시청에서 개최된다. 상영작으로는 각 소주제에 따라 9일 원더랜드 북한(조성형 감독), 10일 오장군의 발톱(김재한 감독), 11일 흔들리는 산(네팔·케상 체텐 라마 감독), 12일 소성리(박배일 감독), 스물다섯번째 시간(김성은 감독) 등 영화와, 노회찬·문재인 대통령 방북 연설·형제복지원·엘시티와 풍산마이크로텍 노동자 투쟁기 등 관련 영상도 상영될 예정이다.

영화 외에도 감독과의 만남을 비롯해 균도아빠 이진섭 씨, 부산참여연대 양미숙 사무처장(엘시티) 등이 출연해 관객과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장이 마련된다. 또 아쟁·대금 공연, 음악회 등 다양한 문화행사와 이동수·이하 작가의 ‘관람객 캐리커처 그려주기’ 행사도 마련된다.

풍각쟁이 놀이마당 회원인 이수경 작가는 “아직 출연작 섭외가 진행 중이다. 그림자 속에 있지만 잊지 말아야 할 다양한 이야기를 다룰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