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름여 앞두고 축소·포기 고심

울산의 대표적인 먹거리 축제 중 하나인 언양한우불고기축제가 올해 개최일을 보름여 앞두고 있지만 경기 침체 여파로 적자가 예상되면서 회원업소들이 참여를 꺼려 정상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다.

2일 울산시 울주군에 따르면 올해 언양한우불고기축제는 오는 19~21일 언양읍 임시터미널 주차장 일원에서 열린다. 전국 최초로 불고기특구로 지정된 울주군 언양읍과 인근 두동면 봉계리에서는 매년 번갈아 한우불고기축제가 열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봉계리에서 열렸다.

그런데 올해 언양한우불고기축제는 개최일을 불과 보름여 앞두고 있지만 아직까지 개최 여부를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수년 전부터 찾는 이들이 급감해 적자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축제는 대부분 지자체 주관으로 개최돼 적자가 나도 보전된다. 반면 한우불고기축제는 방문객이 적어 매출이 부진할 경우 회원업소들이 적자를 대부분 떠안아야 한다.

올해 언양한우불고기축제를 치르는데 드는 예상비용은 총 2억1000만 원 정도다. 군비 1억4000만 원과 시비 3000만 원, 언양불고기특구 회원업소 자부담금 4000만 원 등으로 충당된다. 축제가 열리는 언양의 회원업소가 모두 14곳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업소당 300만 원의 비용 부담이 발생한다.

올해는 경기 불황으로 더 큰 적자가 예상되자 일부 회원업소가 축제 참여를 꺼리고 있다. 실제 2014년 축제 때 도축해 판매한 한우는 120마리였지만 이듬해는 100마리, 2016년 55마리, 2017년 70마리로 감소세를 보인다. 특히 도축 두수가 가장 적었던 2016년 축제 때 영업 손실은 5000만 원에 달해 모두 회원업소 부담으로 돌아갔다.

추진위는 최근 회의를 열어 이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일부 회원업소는 300석인 야외 판매부스 좌석 수를 200석으로 줄이자고 제안했고, 또 다른 회원은 아예 축제를 포기하자고 목소리를 높여 추진위가 개최 여부를 결정짓지 못했다.

추진위 한 관계자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부산과 경남, 대구·경북 등지에서 평균 80만~100만 명 정도의 인파가 찾았다지만 지금은 절반도 안 돼 존폐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주군 관계자는 “개최 예정일이 촉박한 만큼 추진위에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결론을 내리도록 요청했지만 회원 간 이견이 커 현재로서는 이렇다 할 전망을 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