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법주차 늘어 불편만 가중

기존 주차장 부지를 확대해 지역의 주차난을 해소하겠다며 44억 원을 쏟아부은 사업이 첫 삽도 뜨지 못한 채 답보 상태다. 멀쩡히 잘 사용하던 주차장을 쓸 수 없게 돼 오히려 주차난이 가중됐다는 불만이 나온다.

	추석을 일주일 앞둔 17일 오후 부산 사하구 장림골목시장 앞 장림번영로에 시장을 이용하는 시민의 불법 주·정차 차량이 줄지어 서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부산 사하구는 지난 2월 장림동 328의 4 부지(1595㎡)에 3층 4단 철골 주차장 건립을 위한 설계용역을 완료했다. 이후 구는 같은 달 27일 건설사와 12억6977만 원짜리 계약을 맺어 착공에 돌입했다. 총예산 44억 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본래 55면에 그치던 주차장 부지를 178면으로 약 3배 확장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애초 사하구는 공영주차장이 확장되면 더 많은 손님을 장림골목시장으로 유인하는 한편 정책이주지로서 주택이 밀집된 이곳에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불법 주차 등 주차난을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 기대했다.

그러나 주차장 건립 공사는 소음과 매연 등을 우려하는 공사지 인근 주민의 반대로 중단됐다.

구는 공사지 인근 아파트 주민을 상대로 지난 5월까지 세 차례에 걸친 주민 설명회를 열었다.

그 뒤에도 불만의 목소리가 가장 높은 특정 아파트 주민들을 대상으로 수차례 설명회를 진행했다. 그러나 여전히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해당 부지는 원래부터 공영주차장으로 사용되던 곳이다. 공사 계획이 잡힌 이후로는 차량의 주정차를 불허하고 있다. 7개월가량으로 예정된 주차장 공백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러한 만큼 서둘러 합의를 끌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하구의 한 구의원은 “공영주차장 신설 공사를 확정 짓기 전 인근 아파트 주민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설득 과정을 거쳤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구는 추석 연휴 일시적으로 늘어날 주정차 차량에 대비해 공사 부지를 오는 30일까지 임시 개방한다. 사하구 관계자는 “추석이 지나고 나면 공사를 재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