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주민이 자신을 험담한다고 착각해 흉기로 목을 찌른 7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영도경찰서는 16일 이웃을 흉기로 찌른 혐의(살인미수)로 옥모(76) 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옥 씨는 지난 15일 오후 5시40분 부산 영도구 동삼동의 한 아파트 벤치에서 주민들과 담소를 나누던 A(여·66) 씨의 목 부위를 한 차례 찌른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옥 씨는 이웃 주민들이 자신을 험담한다고 오해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6개월 전 부인을 여읜 옥 씨는 지인으로부터 이웃들이 부인이 떠난 후 옥 씨가 매일 같이 술을 마시는 등 행실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자신을 흉본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이후 주민들에게 불만을 품게 된 옥 씨는 마침 당시 아파트 벤치에서 대화 중이던 주민 8명을 보고는 이들이 자신을 험담하고 있다고 착각해 집에서 흉기를 가져와 A 씨를 공격했다. 갑작스러운 봉변에 화들짝 놀란 주민들은 급히 도망쳤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옥 씨 자택에서 그를 체포했다. 대학병원으로 이송된 A 씨는 수술을 받아 중환자실에서 회복 중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주민들은 옥 씨와 무관한 주제의 대화를 한 것으로 파악된다. 주민들이 부인과 사별한 자신의 모습이 딱하다는 식의 말을 주고받은 것을 자신을 비난했다고 잘못 전해져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