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높이도 낮고 콘텐츠도 태부족
- 하루평균 방문객 고작 10명 뿐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사업지에 5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조성된 전망대가 애물단지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이렇다 할 콘텐츠가 없는 데다 전망대라 부르기 민망한 수준의 높이로 조성되면서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13일 오전 에코델타시티 전망대 ‘델타루’(사진) 안. 이곳을 찾은 시민은 아무도 없었다. 주위가 온통 논뿐이어서 오히려 전망대가 어색한 느낌이다. 델타루는 한국수자원공사가 5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3층, 총면적 1086㎡ 규모로 지난해 12월 준공한 뒤 지난 6월부터 시민에 개방됐다.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에코델타시티 사업을 홍보하고 완성된 에코델타시티의 모습을 한 번에 감상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에서 조성됐다. 내부는 홍보관과 전망 층, 회의실 등으로 꾸며졌다. 특히 홍보관은 ‘에코의 어제와 오늘, 내일’을 콘셉트로 3D 기법(입체화된 조감도 모형 위에 프로젝터 등을 쏴 색감과 질감 활용)이 적용돼 사업 개요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문제는 전망대가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이곳을 찾는 시민이 없다. 개관한 이후 하루 평균 방문객은 고작 10명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에코델타시티에 관심 많은 부동산 중개인 등이 주로 방문한다.

더욱이 운영시간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한정했다. 주말과 공휴일은 원칙상 문을 닫고 사업 유관기관이나 잠재적 투자자 등의 요청 등이 있을 때만 개관한다. 일반 시민이 주말을 맞아 이곳을 구경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주민 박모(58) 씨는 “허허벌판에 갑자기 건물 하나가 생겨 처음에 저게 뭐 하는 곳인가 했다”며 “주말에 문을 열면 몰라도 개발에 관심 있는 사람 아니고서야 누가 굳이 평일에 시간 내서 가겠느냐”고 말했다.

명색이 전망대이지만 높이가 29.7ｍ에 불과한 점도 시민을 유인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2층 전망층과 3층 옥상전망대에서 경관을 볼 수 있지만 높이가 낮아 에코델타시티 사업 구간 중 일부만 확인할 수 있는 수준이다. 건물 대부분을 차지하는 전망대 2층과 3층의 전망공간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도 없어 홍보관 내 3D맵핑이 사실상 델타루 방문을 유인할 유일한 콘텐츠다. 5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것에 비하면 초라하기 그지없다.

에코델타시티사업단 관계자는 “SNS나 유관기관과의 협업으로 전망대를 홍보하고 추후 일반인 방문 수요가 있을 때 주말 개관을 검토하겠다”며 “전망대를 에코델타시티사업 준공 후 부산시에 기부채납하면 다른 콘텐츠를 확충해 볼거리가 많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