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부마항쟁 뇌관 ‘동아대 시위’ 주도한 숨은 영웅 있었다

본지 기획보도에 잇단 제보

  • 국제신문
  •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
  •  |  입력 : 2018-09-11 20:10:14
  •  |  본지 2면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부산대 시위 다음 날 농성 시작
- 20~30명 시작해 순식간 700명
- 이용수 씨, 경찰 교내 진입 막아
- 잠잠해질 쯤 법정대서도 움직임
- 강용한 씨 결의문 낭독이 도화선
- 최루탄 진압에 장소 바꿔 도모

부마항쟁의 도화선이 1979년 10월 16일 일어난 부산대 시위였다면, 17일 동아대 시위는 도화선과 폭탄을 연결하는 뇌관이었다. 동아대 시위를 계기로 시민이 본격적으로 합류했고, 비로소 부마항쟁은 민중항쟁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동아대 시위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가 없어 제대로 된 조명을 받지 못했다. 국제신문은 그동안 취재 결과와 제보를 바탕으로 ‘부마항쟁의 뇌관’ 동아대 시위를 시간대별로 정리했다. 그날 동아대 캠퍼스에는 이용수 유덕열 강용한 등 숨은 영웅이 있었다.

이동관(법학과 77학번) 씨 등 당시 사건 경험자의 진술을 종합하면 17일 오전 9시 학도호국단장 이용수는 도서관 앞 벤치에서 법대 시국토론 동아리 만우회 멤버인 이동관 등 4명과 함께 전날 있었던 부산대 시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용수가 먼저 “우리도 동참하자”고 제안했고, 이용관 김상준 배홍법 등도 호응했다. 소식을 들은 학생들은 동아대 시위의 중심인 잔디광장에 하나 둘 모여들었다. 처음에는 20~30명이던 학생이 오전 10시께 200~300명으로 늘었다. 이들은 잔디광장에 앉아 ‘선구자’ ‘아침이슬’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불렀다. 오전 11시께 학도호국단 간부 김호진이 인문대생을 이끌고 잔디광장으로 합류해 시위대는 700명가량으로 늘었다.

시위대는 학교 밖 진출을 꾀했다. 그러나 교문 밖에는 경찰이 막고 있었다. 시위대는 한때 교문 밖 30m까지 진출했으나 경찰이 최루탄을 쏘자 교문까지 밀렸다. 오전 11시30분 경찰은 학내 진입을 시도했지만, 이용수와 당시 학생처장인 신순기 교수가 경찰을 막아섰다. 이용수는 “내가 학도호국단 사단장이다. 학교는 신성한 곳이니 들어올 수 없다. 내가 책임지겠으니 철수하라”고 버텨 경찰의 학내 진입을 막았다.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 시위는 소강 상태였다. 이용수와 별개로 한 시위대가 움직였다. 유덕열(정치외교학과 78학번) 김치영(법학과 79학번) 등의 말을 종합하면 오후 1시께 법정대 학생 100여 명은 오후 교련 수업을 받기 위해 강의실에 모였다. 이때 유덕열이 단상으로 올라 말했다. 유 씨는 “이런 나라가 어딨느냐. 교련 수업을 받을 수 없다”며 “밖으로 나가 시국에 대해 논하자”고 외쳤다. 이때 일부 학생은 “나가면 다 죽는다”고 말렸지만, 대부분의 학생은 “나가자”고 동조했다. 당시 김 씨는 “누군가 교련시간에 나가자고 해서 나왔지만, 시위는 없었다. 모두 앉아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을 뿐”이라며 “엄중한 상황이고, 프락치도 많았기 때문에 누가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당시 누군가 일어나 결의문을 읽었고, 구호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김 씨가 기억하는 정외과 1학년은 강용한(정외과 79학번) 씨였다. 강 씨는 국제신문 취재진에게 “미리 작성한 결의문은 아니었다. 누군가 나서는 사람이 없어 즉흥적으로 일어나 외친 것”이라고 말했다. 강 씨는 이날 잔디광장의 학생을 향해 3분 동안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일어났다. 우리의 배후에는 그 누구도 없다. 우리 스스로 분연히 일어선 자발적인 비폭력 시위”라며 “유신 철폐, 독재 타도”를 외쳤다.
새내기의 용감한 외침에 동아대생의 분노는 하늘을 찔렀다. 모두 스크럼을 짜 운동장을 돌며 구호를 외쳤다. 시위대는 1000여 명으로 확산하자 오후 2시께 경찰은 교내에 다시 진입했다.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진압에 나섰고, 학생들은 구덕운동장과 경남고 방면으로 흩어졌다. 대부분 학생은 ‘오후 6시 부영극장 앞 재집결’이라는 말을 듣고, 오후 6시 부영극장에서 다시 만났다. 오후 7시 퇴근한 시민이 합류하면서 민중항쟁으로 발전했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

1979년 10월 17일 동아대 시위 

오전 9시

학도호국단장 이용수 
만우회 멤버와 시위 결의

오전 10시

200~300명 잔디광장에서 연좌 농성 시작

오전 11시

호국단 간부 김호진 등 인문대생 이끌고 합류, 교외 진출 시도

오전 
11시20분

경찰 교내 진입 시도. 이용수·신순기 교수 경찰 해산 요구

11시30분~오후 1시

학내 시위 소강 상태

오후 
1시20분

유덕열 주도 법정대 교련 수업 거부 후 잔디광장 집결

오후 
1시30분

정외과 1학년 강용한 즉흥 연설 후 구호 시작 

오후 2시

시위대 1000명으로 확대. 경찰 2차 교내 진입하자 해산

오후 6시

남포동 부영극장 앞 재집결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많이 본 뉴스RSS

  1. 1호텔 수영장 물 속 사다리에 팔 끼여 초등생 의식불명
  2. 2부산항운노조원 등 3명 구속…검찰, 비리 자수·신고전화 개설
  3. 3터미널 장거리 손님 일부택시 독점 여전
  4. 4부산 문화예술공연 연습장 착공
  5. 5구청장 잇단 ‘편지정치’…응원 vs 우려
  6. 6아파트 매수심리도 꽁꽁 얼어붙은 부산
  7. 7“개인 투표 결과 공개 연루 기장문화원장 퇴진하라”
  8. 8부산을 창업1번지로 <7> 유력 크라우드펀딩사 부산 진출
  9. 9[진료실에서] 저출산 극복, 난임시술 지원 늘려야
  10. 10부산영상후반작업시설 운영 ‘포스’ 서울로 떠나나
  1. 1암투병 MBC 이용마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문병… 나같은게 뭐라고…”
  2. 2박근혜 비서실장 출신 이학재 의원, 여당 기초의원에 막말 파문
  3. 3 “제가 싸가지 없는 XX인가요?” 한국당 이학재, 정인갑에 폭언 논란
  4. 4사하구, 어린 대구 100만 마리 방류
  5. 5부산 중구, 「중구 행복수놓기 사업」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업무 협약 체결
  6. 6부산 중구, 몰카 안심순찰대 협약체결 및 발대식 개최
  7. 7사하구 중소기업 지원시책 설명회 개최
  8. 8부산 중구, 중앙동 주민자치위원회 기해년 정월대보름 동민화합 윷놀이 한마당 개최
  9. 9(재)사하구장학회 장학금 수여식 개최
  10. 10김정은 하노이 북미회담장 어떻게 갈까
  1. 1“북항 임대료 낮춰 선사 부담 줄여야”
  2. 2 유력 크라우드펀딩사 부산 진출
  3. 3부산 신항, 무인 원격조종 크레인 2022년 첫 도입
  4. 4아파트 매수심리도 꽁꽁 얼어붙은 부산
  5. 5“부산시, 수소선박 개발 이끌 정책 내달라”
  6. 6스마트양식 키우고 수산이력제 강화
  7. 7대기업 주도 부산 스타트업 보육센터 ‘엘캠프’ 문 열어
  8. 8부산 ·싱가포르 관광 활성화 맞손
  9. 9 건물주처럼 임대료 받는 부동산 펀드
  10. 105월부터 부산~싱가포르 정기 직항노선 뜬다
  1. 1내일날씨… 19일 전국적으로 흐리고 비, 수도권·강원·영서 눈
  2. 2삼두아파트 건물 균열 722건, "가스 누출도 있어 원인규명해야"
  3. 3인천 ‘동전 택시기사’ 사건 뭐길래?
  4. 4술집에서 상습적을 행패 부린 동네 조폭 구속…경찰 “보복 우려 있어”
  5. 5수영구 유명 제과점 세 차례 침입해 250만 원 훔친 30대 구속
  6. 6성범죄자 알림e, 性 범죄자·이름·사진·주소지 등 확인… ‘정보 유포시 처벌’
  7. 7목욕탕 여자탈의실서 상품권 등 140만원 훔친 30대 붙잡혀
  8. 8갑상선암,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합니다
  9. 9 낮부터 흐리고 남부 비…부산 2~11도·서울 -4도~6도
  10. 10스텔라데이지호 '블랙박스' 찾았다…심해수색으로 발견
  1. 1첼시 VS 맨유 잉글랜드 FA컵 16강서 격돌...캉테-포그바 중원 싸움
  2. 2노경은 메이저리그 도전 선언... 멕시코리그 러브콜은 거절
  3. 3우레이 선발 에스파뇰, 이강인 벤치 발렌시아와 0-0
  4. 4노경은 미국으로 간다… “돈 생각했으면 연봉 2배 멕시코리그 갔을 것”
  5. 5UFC 케인 벨라스케즈, 프란시스 은가누에 1라운드 TKO패
  6. 6'2주 연속 톱5' 김시우 "첫 버디 2개에 자신감 붙었죠"
  7. 7우레이VS이강인 첫 대결 무산 "우레이 결정력 아쉬움 남겨"
  8. 8우즈, 7년 만에 한 라운드에서 이글 2개…3라운드 65타 선전
  9. 9이탈리아 3부 리그서 20-0 경기…"축구사의 흑역사"
  10. 10벤투호, 3월 볼리비아·콜롬비아와 대결
걷고 싶은 길
진주 에나길 2코스
부산을 보행친화 도시로
영도대교~75광장
  • 복간30주년기념음악회
  • 어린이극지해양아카데미
  • 유콘서트
경남교육청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해맑은 상상 밀양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