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갑게 맞아주셔서 고맙다”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4강에 견인한 ‘쌀딩크’ 박항서(59) 감독이 고향인 경남 산청에 금의환향했다.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이만규(왼쪽 두 번째) 산청군의회 의장과 직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베트남 출신으로 산청군청에 근무하는 여직원(오른쪽)과 인사를 나누며 격려하고 있다. 박 감독은 베트남 출신 직원에게 사인을 해주고 기념촬영을 함께했다. 산청군 제공

베트남의 축구 영웅 박 감독은 7일 오후 산청군청을 방문해 이재근 군수, 이만규 군의회 의장 등 군청 및 군의회 관계자들을 만났다. 이날 이 군수는 박 감독에게 꽃다발을 선사하며 금의환향을 축하한 데 이어 박 감독과 베트남 축구대표 감독으로서의 애로와 근황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고향을 찾으니 역시 마음이 푸근해진다는 박 감독은 “특별하게 한 것도 없는데 이렇게 반갑게 맞이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하다”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국민이 베트남 축구에 성원을 보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열정과 노력으로 똘똘 뭉친 베트남 선수들과 진심으로 응원해준 베트남 국민 여러분 때문”이라며 “그 마음에 보답하기 위해 내 고향 산청에 사는 베트남분들께 지금까지 받은 사랑을 돌려드릴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박 감독은 군청 문화관광과에 근무하는 베트남 출신 직원과 인사하고 사인과 함께 즉석에서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산청군에는 현재 2명의 군청 직원을 포함해 103명(남 30명, 여 73명)의 베트남 사람이 생활하고 있다.

지난 6일 귀국한 박 감독은 서울에서의 공식 일정을 마치고 산청군에 인사를 한 후 바로 어머니가 계신 생초면 어서리 집을 찾았다. 이곳에는 어머니 박순정(96) 여사와 셋째 형인 박삼서(66) 씨가 함께 살고 있다. 어머니는 수년 전부터 몸이 불편해 낮에는 매일 요양원에서 생활하고 있다.

박 감독은 어머니께 문안인사를 드리고 조만간 세계사격선수권대회가 열리는 창원을 방문한다. 베트남 스포츠 한류의 또 다른 주역인 박충건 베트남 사격대표팀 감독과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박 감독은 2016년 브라질 리우올림픽 때 호안쑤안빈의 금메달을 이끌며 베트남에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안긴 원조 베트남 국민 영웅이다.

당분간 국내에서 가족과 지인을 만나며 쉴 생각인 박 감독은 다음 달 중순 베트남 대표팀을 이끌고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10일간 전지훈련을 한다. 오는 11월 열리는 스즈키컵(동남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박 감독은 “이 대회는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에선 아주 중요한 대회라 이번에도 역시 선수들과 즐기면서 다시 한번 도전할 계획”이라며 “변함없는 응원을 부탁드린다”며 활짝 웃었다.

김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