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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때 입대·전사한 23세 남편, 89세 된 아내 품으로

국방부 파주 170고지서 발굴

  • 국제신문
  •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
  •  |  입력 : 2018-09-06 19:3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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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김정권 이등중사 유해·유품
- 유전자 데이터 비교분석 통해
- 68년 만에 통영 유족에게 전달
-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도 가져

“이제라도 돌아와 줘서 고마워요.” “오랜 세월 어머니가 너무 고생했습니다.”
   
6일 경남 통영시 경남도립노인전문병원에서 열린 ‘호국의 영웅 고 김정권 이등중사 귀환행사’에서 유가족 등 참석자들이 고인의 명복을 비는 묵념을 하고 있다.
6·25전쟁 발발 직후 국군에 입대했다 전사한 김정권 이등중사의 유해가 68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오자 부인 이명희(89) 할머니와 아들 김형진(69·경상대 전 교수) 씨는 하염없이 흐느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6일 경남 통영시 경남도립노인전문병원에서 ‘호국의 영웅 고 김정권 이등중사 귀환행사’를 갖고 유족에게 유해와 유품을 전달했다. 이 병원에 입원 중인 고인의 부인 이 할머니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훨체어에 의지한 채 자리를 지켰고, 아들 김 씨와 유족 등이 함께했다.

감식단은 유족에게 김 이등중사의 참전 경로와 유해 수습 과정을 설명하고, 전사자 신원 확인 통지서와 국방부 장관 위로패를 비롯해 단추, 칫솔 등 유품이 담긴 ‘호국의 얼’ 함을 전달했다. 이어 고인의 명복을 비는 묵념이 엄수되자 이 할머니를 비롯한 참석자들은 모두가 숨죽여 흐느꼈다.

고인의 유해가 68년 만에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DNA 정밀 분석 덕분에 가능했다. 아들 김 씨는 6·25 전사자 유해발굴 사업을 통해 DNA 시료 채취에 참여하면 아버지의 유해를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접했다. 2010년 고모와 함께 통영보건소를 찾아 전사자 신원 확인을 위한 DNA 시료 채취에 참여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발굴된 유해 중 일치하는 유전자가 없어 기약 없는 기다림을 할 수밖에 없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 지난해 10월 경기도 파주 박달산의 무명 170고지에서 국군으로 추정되는 유해가 발굴됐다. 정밀 감식과 전사자 유족의 DNA 데이터 비교 분석 결과 김 이등중사의 신원을 극적으로 확인하게 됐다.
1928년 경북 의성군에서 태어난 김 이등중사는 광복 이듬해인 1946년 일본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아내 이 할머니와 결혼했다. 1950년 7월 아들 형진 씨를 낳아 행복한 결혼 생활을 이어갔지만 이들 부부도 전쟁의 비극은 피해갈 수 없었다. 23세의 건장했던 청년은 1950년 8월 31일 국군에 입대했다. 이 이별이 갓 낳은 피붙이 아들을 업고 두려움에 떨며 어쩔 줄 몰라하던 아내와 마지막이 됐다. 김 이등중사는 임진강과 서울 서북방 지역을 방어하기 위해 치열한 공방을 펼쳤던 델타방어선전투(1951년 4월 25~27일)에서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인의 유해는 유족과 협의를 거쳐 국립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아들 김 씨는 아버지의 귀환을 기적이라고 말했다. 6·25전쟁 이후 미수습된 유해 13만3000여 구 가운데 현재 1만여 구의 유해가 발굴됐다. 이 중 129구의 신원만 확인됐을 뿐이다.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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