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트에 있던 12살 아들이 신고
- 슈트로 체온유지 생명지장 없어

스쿠버 다이빙을 하다 센 물살에 떠밀려 실종된 40대 남성이 20시간 만에 극적으로 생환했다. 부산 바다에서 실종돼 약 66㎞ 떨어진 울산 해역까지 떠밀린 이 남성은 놀랍게도 건강상 문제가 없었다.

부산 해양경찰서는 31일 오전 7시25분 부산 기장군 일광면 학리항에서 동쪽으로 28㎞ 떨어진 울산 해상에서 어구를 붙잡고 있던 진모(44) 씨를 조업 중이던 어민이 발견했다고 밝혔다. 해경은 앞서 지난 30일 오후 4시35분 부산 사하구 다대동 남형제섬 인근에서 진 씨와 이모(44) 씨가 실종됐다는 신고를 받아 밤샘 수색 작전을 개시했다.

이들은 지난 30일 오전 10시께 평소 스쿠버 다이빙에 관심이 많은 진 씨의 아들(12)과 함께 모터보트(2.2ｔ)를 타고 부산 해운대구 수영요트경기장에서 출항해 남형제섬 인근 해상에 이르렀다. 이날 낮 12시30분에서 오후 1시30분 사이 아들을 두고 잠수한 이들은 강한 조류에 못 이겨 보트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휩쓸려갔다. 물살이 세 요트가 있는 지점으로 돌아가는 것 또한 쉽지 않았다. 이에 진 씨는 이 씨에게 자신이 배로 돌아가 이곳까지 보트를 끌고 올 테니 어구를 붙잡고 있으라고 말한 뒤 이내 사라졌다.

한편 잠수한 지 3~4시간가량이 되도록 두 사람이 돌아오지 않자 진 씨의 아들은 이날 오후 4시35분 이 사실을 자신의 어머니에게 알렸다. 진 씨의 부인으로부터 신고를 접수한 해경은 경비함정 5척과 헬기를 투입해 구조 작업을 전개했다.

해경 수색 결과 사고 지점에서 어구를 붙잡고 있던 이 씨는 곧 헬기에 의해 구조됐으나 배를 가지러 나섰던 진 씨는 물살에 밀려 보트에서 66㎞ 떨어진 울산 앞바다까지 떠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해경은 경비함정과 연안구조정을 파견해 진 씨를 구조했다. 지난 30일 오후 6시께부터 부산 해양경찰서에서 남편을 기다린 진 씨의 아내는 14시간 만인 31일 오전 7시40분이 돼서야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뭍으로 나온 진 씨는 저체온증과 탈수증세를 보여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한편 진 씨는 약 20시간을 물속에 있었음에도 별다른 치료가 필요 없어 이내 퇴원 절차를 밟았다. 이에 대해 해경 관계자는 “진 씨가 입고 있었던 다이버용 슈트가 체온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줬으며 어구를 붙잡고 있었던 점과 슈트 자체의 부력이 기력 소모를 덜어줘 무사히 구출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