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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부산이 조그마한 도시라고? 중앙관료 티 못 벗은 경제부시장 /이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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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같은 이 조그마한 도시에 국회의원이 많다는 점은 우리에게 유리합니다.”

지난 28일 부산시에 배정된 내년도 국비 반영액 현황을 브리핑하는 자리에서 나온 부산시 유재수 경제부시장의 발언은 귀를 의심케 했다. 이날 기획재정부가 확정한 내년도 정부 예산안은 다음 달 2일 국회로 제출돼 처리된다. 공이 정부에서 국회로 넘어감에 따라 지역 의원과의 공조를 더욱 강화해 국비 확보에 매진하겠다는 ‘좋은’ 취지로 말하던 중 실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단순 실수라 할 수 있겠으나, 아직도 스스로를 중앙정부 관료(기재부 출신)라고 생각한 게 아니냐는 의심이 들게 하는 대목이다.

유 부시장의 이런 발언은 전형적인 정부 고위 관료의 사고 방식이다. ‘제2 도시’인 부산을 “조그마한 도시”라고 표현하는 것도 그렇거니와 “작은 곳에 국회의원은 많다”는 발언은 좀 더 과하게 해석하자면 “시골에서 국회의원 앞세워 국비 달라고 중앙정부를 괴롭힌다”는 오만함이라 할 수 있다.

중앙관료 티를 못 벗은 유 부시장의 발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24일 혁신도시 관련 포럼에서도 “동남 경제권에 700만 명이 살지만 의존적인 생각만 한다. 중앙에서 국비를 더 따와야 한다고만 생각한다”며, 지자체가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지 않고 입만 벌린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해 구설에 올랐다. 지금 유 부시장에겐 정부에서 국회로의 태세 전환이 아닌 지자체의 경제 수장으로 현안을 접근하는 시각 전환이 더 필요해 보인다.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눈으로 보면 근본 해법은 지방분권이란 점이 보일 것이다. 지금은 시민이 낸 세금이 정부로 대부분 올라가서 다시 지역으로 배분되는 방식이다. 그렇다 보니 지자체가 국비 확보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시민을 위해 더 좋은 사업을 발굴하느라 중지를 모으는 일보다 중앙정부 관료들을 설득하고 국회의원들을 달래는 일이 우선시된다. 그 과정에서 ‘갑’인 정부 관료들은 ‘을’인 지자체에 마치 시혜를 베푸는 태도를 취한다. 국회의원들은 ‘쪽지예산’을 통과시켰다며 자화자찬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매년 반복된다.

이런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현재 8 대 2 수준인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7 대 3, 더 나아가 6 대 4로 조정해야 하는데 정부는 개선 방안 마련에 ‘게걸음’이다. 기재부와 행정안전부는 공동으로 TF를 꾸려 올초 재정분권 로드맵을 발표하겠다고 했으나 부처 간 이견으로 수개월째 표류하고 있다. 지자체 경제 수장은 단기·표면적으로는 국비 확보에 매진해야 하겠지만, 장기·근원적으로는 재정분권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정부와 국회를 압박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사회 1부 sjle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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