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능 아닌 차선책… 비용 고려도”

부산시가 오페라하우스 건립과 BRT(간선급행버스체계) 등 논란이 있는 주요 사안에 숙의민주주의를 도입하기로 한 가운데 공론화 제도를 실효성 있게 추진하려고 매뉴얼을 제작했다. 시는 매뉴얼을 바탕으로 시 외에도 각 구·군과 시 산하 공공기관에도 숙의민주주의를 도입하기로 했다.

시는 시민이 참여하는 공론화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부산형 공론화 제도 매뉴얼’을 마련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매뉴얼에는 공론화 개념과 어떤 사안을 의제로 선정할지, 공론화 추진 방법과 추진 과정에서의 문제점 등을 담고 있다. 매뉴얼은 ▷공론조사의 개념 및 절차 ▷신고리5·6호기 건설 중단 여부 등 주요 추진 사례 ▷부산형 공론화 추진을 위한 기반 조성 ▷의제 선정과 공론화 설계 ▷시민참여단 구성 및 숙의 ▷결과 공표와 정책 환류 순으로 구성됐다.

시는 다만 유의해야 할 사항으로 공론화는 만능 수단이 아닌 ‘차선책’임을 분명히 했다. 사업부서의 충분한 검토와 전문가 자문회의, 갈등 관리 제도를 활용한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숙의 과정의 실효성 확보가 성공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또 공론화 과정에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공론화 실익 또는 비용 편익 분석이 필요하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매뉴얼에는 꼭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객관적으로 시민이 전 과정을 보고, 듣고, 참여하는 숙의 민주주의로 해결하되, 논란을 빚는 사업을 무조건 공론화로 해결하기보다는 사전에 갈등 예방과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담고 있다. 시는 갈등관리 전담기구인 ‘갈등조정팀’을 신설했다.

시는 공론화 제도 매뉴얼을 시와 16개 구·군, 산하기관 등에 배포하고 직원 교육 등으로 제도의 이해도를 높일 계획이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갈등이나 이해 관계가 첨예한 사안에 숙의 민주주의를 도입, 최적의 방안을 찾고자 한다”며 “공론화로 공공의 이익을 지켜내고 객관성과 실효성을 확보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공론화가 진행 중인 사안은 ▷2022학년도 대입개편 방향(교육부) ▷규제혁신안 마련(기획재정부) ▷학생인권조례 제정(경남도교육청) 등 전국적으로 10개에 이른다. 조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