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보다 38.2%↑ 2만2250명
- 낮시간대 피서객은 69만명 감소
- 한낮엔 백사장 대신 실내 선호

- 해운대구 ‘달빛바다 소극장’ 등
- 뮤지컬 버스킹 등 문화공연 운영
- 밤바다 관광객들 즐길거리 마련

폭염이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 낮에는 실내에서 시간을 보내다 기온이 내려가는 밤에는 피서객이 바다로 뛰어든다. 해운대구는 이 같은 추세를 내년 해수욕장 운영 계획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방침이다.

야간개장 마지막 날인 지난 12일 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관광객과 시민이 해수욕을 즐기고 있다. 서순용 선임기자 seosy@kookje.co.kr

해운대구는 13일 올해 성수기 해운대해수욕장 야간개장 입욕객 수가 2만2250명(7월 27일~8월 10일)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7월 25일~8월 8일)의 1만6101명보다 38.2% 늘어난 수치다. 구는 폭염이 이어지며 입욕객의 수가 줄지 않자 10일까지였던 야간개장을 이틀 더 연장 운영했다.

해운대해수욕장 야간개장은 ‘달빛 수영’이란 이름으로 2016년 여름부터 시작됐다. 운영 기간에는 평소 오후 6시간이던 폐장 시간을 밤 9시까지로 3시간 더 연장해 운영한다. 안전을 위해 해양경찰 소방대원 등이 배치되며 전체 해변 중 임해행정봉사실 앞 200ｍ만 개장한다. 사업이 처음 시행된 2016년에는 7월 11~ 24일 시행됐으나 수온이 낮아 입욕객이 1509명에 불과했다. 사람이 많이 찾고, 수온이 높은 성수기로 옮겨 시행돼야 한다는 지적에 따라 입욕객이 2년 연속으로 크게 늘고 있다.

구는 매일 밤 해운대해수욕장을 찾는 관광객이 증가하자 다양한 즐길 거리를 선보였다. 야간개장 기간에 맞춰 매일 트로트 통기타 뮤지컬 등으로 프로그램이 달라지는 ‘달빛바다 소극장’을 운영했다. 또 해변에서 영화를 보고, 영화가 끝난 후 OST(영화음악)를 연주하는 ‘해운대 비치 시네마’도 선보였다. 버스킹 사전 예약제로 버스커의 수준을 높여 밤바다를 즐기는 관광객에 문화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반면 낮 시간대 관광객은 다소 줄었다. 구의 자료를 보면 올해 성수기(7월 27일~8월 10일·15일간) 해운대해수욕장을 방문한 전체 이용객 수는 544만 명이었다. 이는 지난해 성수기(7월 25일~8월 8일·15일간)와 비교하면 69만 명이 줄어든 수치다.

관광객은 낮에 지나치게 뜨거운 백사장보다 실내 공간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인근 센텀시티의 유통가는 방문객 수가 크게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의 경우 바캉스 기간 방문객 수가 전년 동기보다 10% 이상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보다 운영 시간을 1시간 줄였는데도 방문객 수가 급증한 것이다.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진양 홍보팀장은 “바캉스 기간 고객 중 절반 이상이 외지 손님인데 올해 크게 늘었다. 특히 스파 식당 카페 등은 지난해보다 이용객이 20% 이상 급증했다”고 말했다.

관광객 최동휘(25·경기 고양시) 씨는 “요즘 같은 날씨에 백사장에 나가면 쪄 죽을 거다. 낮에는 늦잠을 자거나 쇼핑 등 실내에서 즐길 거리를 찾는 편이 낮다”며 “그래도 해운대에 왔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선선한 밤에 바다에 나가 물놀이를 한다”고 말했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해수욕장이 폐장하면 빅데이터를 시간대별로 분석해 내년 계획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