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유지 하천막아 수영장 활용
- 평상 설치해 바가지 요금 받아
- 피서객 돗자리 깔고 불법 취사

여름 피서 1번지로 불리는 경남 밀양시의 유명 계곡에서 각종 탈불법 행위가 만연하고 있지만 당국의 단속이 미치지 못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밀양시 산내면 가지산도립공원 내 호박소에서 피서객들이 금지된 수영을 하고 있다.

7일 밀양시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가지산 도립공원과 얼음골, 표충사 계곡 일대 명승지와 계곡에는 불볕더위를 피하기 위해 찾아온 피서객들로 붐비고 있다. 하지만 확인 결과 곳곳에서 불법 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안전사고 우려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얼음골 입구 도로변에 악취를 풍기며 쓰레기가 쌓여있다.

이날 오후 가지산 도립공원 내 호박소. 절구 구덩이처럼 생겼다 해서 명명된 천연기념물인 호박소에는 남녀 20여 명이 수영을 즐기고 있었다. 문제는 수심 6m의 호박소가 2015~2020년 출입 및 수영금지 구역으로 밀양시가 고시한 곳이다. 2014년 2명이 익사하는 등 거의 매년 안전사고가 끊이질 않자 시가 고육지책으로 단행했다.

계곡 주변에 ‘출입 및 수영 금지’ 플래카드가 걸렸지만 일부 피서객은 절벽 위에서 물속으로 뛰어내리는 아찔한 광경이 연출됐다. 시가 출입을 막기 위해 목재 난간을 설치했지만 곳곳이 뜯겼고, 단속 요원은 전무했다.

여기서 500ｍ쯤 떨어진 얼음골 계곡의 A 민박은 국가 소유인 하천 일부를 막아 수영장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업주는 하천 주변에 그늘막과 10여 개의 평상을 설치한 뒤 고가의 사용료를 받고 있었다. 집중호우 발생 시 안전사고 우려도 높아 보였다.

규정상 민박이나 펜션은 방이나 평상 임대가격 등을 안내판에 써 집 밖에 게시해야 하지만 얼음골 주변에서 이를 지키는 곳은 거의 없었다.

일부 몰지각한 피서객은 ‘계곡에서의 취사행위 금지’를 무시한 채 돗자리를 깔고 고기를 굽고 있었다. 물 위에 각종 채소와 양파 조각 등이 둥둥 떠다니기도 했다.

쓰레기로 인한 악취도 문제였다. 얼음골 입구와 표충사 계곡 일대 도로변은 피서객들이 투기한 오물로 인해 거대한 쓰레기장으로 변했다. 수박 껍질과 음식물 등이 뒤섞여 악취를 풍기는 바람에 통행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밀양시청 홈페이지에는 이러한 불법 행위 단속을 요구하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밀양시는 국제신문의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현장조사에 나서 뒷북행정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시 관계자는 “단속반을 꾸려 현장 단속을 벌이지만 그때뿐”이라며 “조만간 경찰·세무서 등과 합동단속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