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화점 작년보다 방문객 증가

- 매출액도 큰 폭으로 신장

- 수영장 갖춘 호텔 투숙객 쇄도

지난달 부산의 한 대형 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머문 시간이 전년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특급호텔 수영장도 투숙객이 더위 때문에 외출을 꺼리면서 유례없는 인파로 넘쳐나고 있다. 혹독한 폭염에 백화점이나 호텔에서 피서를 즐기는 이른바 ‘백캉스족’과 ‘호캉스족’이 늘어난 가운데 생겨난 새로운 풍속도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은 무더위가 본격화된 지난달 고객 체류시간이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고 5일 밝혔다. 지난달 주차장 입·출차 시간으로 고객 체류시간을 분석한 결과 평균 3시간30분을 기록해 전년(2시간 정도)과 큰 차이가 났다.

같은 날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3일까지 고객 46만4133명이 방문해 전년도 비슷한 기간(7월 28일부터 지난 4일)과 비교해 방문객 숫자는 2%, 매출액은 8% 늘었다. 고객의 체류 시간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식당가는 16%, 레저시설은 24% 매출액이 급증했다. 

온천시설 ‘스파랜드’의 지난달 이용객과 매출액은 전년과 비교해 20% 넘게 늘었고, 특히 매출액은 2009년 개점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스파랜드 관계자는 “매출이 이렇게 뛴 경우는 처음이다. 여름방학이 시작되면서 폭염을 피해 아이들과 함께 오는 가족 단위 고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호텔 수영장은 뜨거운 햇볕을 피해 수영을 즐기는 이들로 가득했다. 롯데호텔 부산의 수영장은 올해 휴가철 성수기 하루 이용객이 1000명에 달했다. 이 호텔 수영장은 투숙객만 이용할 수 있는 곳으로 지난해 성수기 이용객은 하루 700명 선이었다. 이 같은 사정은 대형 수영장을 갖춘 파라다이스호텔부산과 해운대그랜드 호텔도 마찬가지였다. 롯데호텔부산 정기성 헤드매니저는 “투숙객이 외출을 자제해 절반은 휴가를 호텔 내에서만 보내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투숙객이 호텔 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식당 매출도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유통가는 폭염이 해가 갈수록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하면서 고객을 붙잡아 둘 수 있는 공연과 이벤트를 확대할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은 오는 17~19일 뮤지컬 ‘피터팬과 후크선장’을, 롯데백화점 광복점은 오는 18일 ‘루프탑 커피 콘서트’ 등을 잇따라 선보인다. 롯데쇼핑 정호경 홍보팀장은 “혹독한 폭염으로 백화점 등을 찾는 고객이 부쩍 늘어 가족 단위 방문 고객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와 공연을 늘릴 계획이다”고 말했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