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반된 내용의 시나리오 1·2
- 한쪽 일방적 선택하기 어려워
- 전형별 비율 놓고 절충할 가능성
- 오히려 특목고 인기 치솟을수도

- 1년간 국론 분열 등 후유증 심각
- 시민단체 “원점서 재검토해야”

2022학년도 대입개편 공론화 결과가 어느 한쪽으로 결론이 나지 않으면서 결국 최종안은 현행 대입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달 말 발표되는 교육부의 최종 결과가 큰 틀에서 유지되면 지난 1년간 교육부가 허송세월하며 국론 분열만 조장했다는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란 국가교육회의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위원회 위원장이 3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공론화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론화 결과를 보면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시나리오 1’과 오차 범위 내에서 2위를 한 ‘시나리오 2’는 완전히 상반되는 정책이다. 애초 공론화위는 ▷수능·학생부 전형 비율 ▷수능 평가 방법 ▷수능 수시최저학력 활용을 놓고 4가지 시나리오를 만들어 시민참여단 490명의 의견을 물었다. 이 중 ‘시나리오 1’은 수능전형(정시모집) 비율을 45% 이상으로 늘리고, 수능 평가 방식을 상대평가로 유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반해 ‘시나리오 2’는 수시와 정시 비율은 대학 자율에 맡기되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것이 골자다. 수능이 절대평가로 전환되면 변별력이 낮아지게 되고, 장기적으론 자연스럽게 수능 전형의 비중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 두 가지 시나리오가 비슷한 지지를 받으면서 결국 최종안은 이를 섞은 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세부 항목별 지지율을 보면 수능 위주 전형의 비율은 높이되 장기적으론 수능 절대평가 항목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따라서 ‘시나리오 1’을 반영해 수능 위주 전형의 비율을 현행 20%에서 30%대 수준으로 높이고 ‘시나리오 2’를 고려해 수능 일부 과목을 절대평가로 추가 전환하는 안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부 과목이 절대평가로 전환되면 제2외국어가 그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웨이중앙교육 관계자는 “정시 비율 확대가 그동안 교육부 방침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현행보다 정시 비율이 다소 늘어나 30~35%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수능·학생부 전형 비율을 대학자율에 맡기고, 큰 틀에서 수능 상대평가를 유지하는 현재의 대입제도와 전형별 비율만 일부 달라질 뿐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수능 비중이 다소 높아지고, 학종 비율은 그대로 유지되면 특수목적고의 인기가 더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 이는 고교학점제 도입, 특목고 폐지 등 기존 교육부의 정책 기조에 역행하는 것이어서 교육부가 오히려 혼란만 부추겼다는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부산시교육청 진로진학지원센터 권혁제 센터장(장학관)은 “논술전형이나 특기자전형을 줄여 정시 인원을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현재 교육부에서 별도로 논의 중인 수능과목 구조나 학생부 공정성 확보 방안에 관심이 더욱 쏠릴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무책임하고 불공정한 공론화 추진으로 시간만 낭비했다”며 “다수 안이 없는 만큼 2022학년도 대입 제도를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송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