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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370> 가이아와 이데아 : 무엇이 절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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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7-26 19: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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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地理)인 지오그래피(Geography)의 지오(Geo)는 가이아(Gaea)에서 왔다. 가이아는 우라노스의 아내이며, 크로노스의 어머니이고, 제우스의 할머니다. 공 모양의 지구(globe)는 땅(earth)은 물론 삼라만상이 있는 세계(world)이지만 우주에서 떠돌던 여러 원소가 모여 이루어진 거대 물질이다. 자체 발광 항성(star)인 태양을 맴도는 행성(planet)으로 스스로 빛을 내는 별도 아니다. 만유인력 등의 물리법칙에 따라 움직일 뿐 생명력은 없다.

   
저 먼 이데아보다 중요한 생명체 지구 가이아
하지만 그리스신화에서 가이아 지구는 스스로 태어나 생명력을 지닌 존재다. 자궁도 있고 고통도 느낀다. 이러한 관점에서 러브록(James Lovelock)은 ‘살아 있는 생명체로서의 지구’라는 부제목의 ‘가이아’란 책을 썼다. 암석은 무생물이지만 지구는 가이아로서 자기 조절 능력을 가진 생명체다.
가이아 안에 사는 인간은 질서정연하게 창조된 코스모스 세계를 어지럽혔다. 그리스신화는 신들의 이야기를 빙자한 어지러운 인간들 이야기다. 플라톤은 스승인 소크라테스가 아테네 민주 시민 세력에 의해 감옥에서 독배를 마시고 죽자 추잡한 인간세상을 회의하며 절대선을 꿈꿨다. 바로 이데아(Idea)다. 좋은 생각(good idea)이었다. 이데아에 기반한 플라톤주의는 뻗어나갔다. 화이트헤드는 서양 철학이 플라톤의 각주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플라톤이 훌륭한 철학자라서? 모든 서양 철학은 절대적 이상에 사로잡혔었다는 뜻도 된다. 이데아보다 절대선이라면 가이아다. 노자가 말한 천지불인(天地不仁)처럼 그녀는 자애롭지도 연약하지도 않다. 가이아를 노하게 하지 말자!

박기철 경성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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