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시장은 지난 17일 취임 후 연 첫 기자회견에서 “시민공원 땅이 어떻게 돌려받은 건데, 아파트는 특정 개인의 공간이라 이들이 시민공원 조망을 독점할까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오  시장이 관련 부서의 업무보고를 받은 후 이 같은 우려를 하게 됐고 이를 공론화하려고 기자들 앞에서 한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시의 ‘시민공원 주변 재정비 촉진지구 재정비 촉진계획’을 보면 2008년 시는 부산진구 부전·연지·범전동 일대 약 89만 ㎡를 6개 구역으로 나눠 시민공원을 비롯한 주거상업 등 복합단지의 조성을 꾀했다. 계획은 당시 주민 공청회와 도시계획위원회 등을 거쳐 확정된 것으로 이 가운데 촉진5구역에 해당하는 시민공원은 2011년 8월 착공해 2014년 5월 개장하며 시민 품으로 돌아왔다.

남은 곳은 ▷촉진 1구역(6만334㎡) ▷2-1구역(13만4606㎡) ▷2-2구역(2만3347㎡) ▷3구역(17만8658㎡) ▷4구역(3만9433㎡) 등 5곳이다. 이 5개 구역이 시민공원의 3면을 둘러싸고 있으며 1~2구역은 최고 높이 65층, 3~4구역은 60층으로 전체 7000세대로 계획됐다. 현재는 세대 계획이 일부 변경돼 전체 8500여 세대에 이른다. 오 시장이 지난 17일 표명한 우려는 이 지점과 맞닿아 있다. 하야리아 미군 기지로 쓰이다가 100년 만에 시에 환수돼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거듭난 시민공원이 수천 세대가 거주하는 고층 아파트의 ‘앞마당’처럼 변질될 수 있다는 것이다.

촉진 계획에는 대형 건설사들이 뛰어들었다. 현재까지 5개 구역 가운데 2-1구역과 3구역, 4구역에 조합이 설립됐으며 GS건설 현대산업개발 현대엔지니어링 등이 시공사로 선정됐다. 실제 층수는 조합과 시공사가 논의해 부산진구에 시행 인가를 신청할 때 결정된다. 시민공원 조망과 서면과의 인접성 등 여건을 고려하면 업계에서는 구역별로 최고 층수로 시행 인가를 신청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이 과정에 절차상 문제만 없으면 부산진구는 허가를 내줘야 한다. 하지만 서은숙 부산진구청장은 “오 시장의 문제의식에 동의한다”며 “시와 의견을 조율해 합리적인 방안을 찾겠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오 시장이 우려를 나타냄에 따라 앞으로 진행될 시 건축위원회에서 높이와 규모 등이 제한될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주민과 투자자의 반발이 변수다. 2008년 계획 당시 공청회를 거쳐 도시계획위가 건물의 높이를 결정한 사안인 데다, 이 계획에 따라 이미 유입된 투자자나 주민 등의 반발이 따를 수 있다. 시 창조도시국 관계자는 “시민공원이 지닌 특수성을 고려해 보편타당한 안을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선정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