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가자 10명, 8월말까지 진행
- 쓰레기양 추산 맞춤형 대책 마련

부산 부산진구가 관내 번화가에 버려진 테이크아웃컵을 수거해오면 화장지로 교환해주는 사업을 벌인다. 매년 여름이면 벤치나 조형물 등을 뒤덮는 테이크아웃컵 쓰레기가 점차 늘어난다는 판단에서 내린 고육지책이다. 구는 환경미화를 꾀하는 동시에 테이크아웃컵 쓰레기양을 검토한 뒤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취지여서 그 결과에 눈길이 쏠린다.

	17일 부산 서면 롯데백화점 인근 쌈지공원에 테이크아웃컵들이 돌벤치 위와 주변에 어지럽게 널려 있다. 서순용 선임기자 seosy@kookje.co.kr

17일 오후 1시 부산 부산진구 서면 롯데백화점 후문 쪽 쌈지공원. 한 손에 테이크아웃 커피를 든 채 담배를 피우던 남성이 담배를 비벼 끄더니 자리를 떴다. 그의 손에 들려 있던 테이크아웃컵은 떠난 자리에 그대로 버려졌다. 30여 ㎡ 크기의 쌈지공원 내부와 이 공원까지 오는 길에도 길 한구석이나 화단 위에 버려진 테이크아웃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부산진구는 이런 상황을 해소하려고 66만6000원을 들여 오는 20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테이크아웃컵 화장지 교환’ 시범 사업을 운영한다. 대상지는 전포카페거리를 비롯해 서면1번가, 젊음의거리, 롯데백화점 인근 등 서면 일대다. 번화가를 청소하는 노인일자리 사업 참여자 10명을 대상으로 버려진 테이크아웃컵 20개를 수거해오면 두루마리 화장지 1개로 교환해주는 방식이다. 이들 10명은 일주일에 사흘간 두 세 시간가량 쓰레기 수거 일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회수한 테이크아웃컵을 화장지로 교환해주는 것이다.

소규모 사업이지만 부산진구는 이를 통해 번화가에 무분별하게 버려진 테이크아웃컵을 수거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더 큰 목적은 한여름 서면에 도대체 얼마나 많은 테이크아웃컵이 버려지는지 추산하는 것이다. 테이크아웃컵 투기는 매년 여름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지만 현재까지 투기량에 대한 추정치도 없는 실정이다. 더위가 가장 심한 7월 말부터 한 달간 테이크아웃컵을 수거하면 하루 평균 서면 일대에 버려지는 테이크아웃컵의 양을 가늠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내년에는 일반시민을 대상으로도 수거된 컵과 물품을 교환해주는 사업을 벌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부산진구 관계자는 “그간 ‘적게 쓰고 버리지 말자’는 식의 계도 활동을 벌였지만 효과는 의문스럽다”며 “쓰레기양을 추산해야 시민 대상 물품 교환 등 맞춤형 대책을 세울 수 있다고 보고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중구는 지난 1일부터 구청사와 보건소, 9개 동주민센터에서 플라스틱·종이컵 등 일회용 컵을 퇴출시켰다. 대신 사업비 120만 원을 들여 공공기관 사무실에 머그잔 200개를 보급해 민원인 응대에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