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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높이 사설] 주민 생활·마을 개발 함께해야

국제신문 지난 11일 자 31면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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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7-16 19:32:39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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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리스티피케이션은 관광객을 의미하는 ‘투어리스트(tourist)’와 외부인 유입으로 오른 월세와 임대료 탓에 원주민들이 본래 거주지에서 쫓겨나는 현상을 의미하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의 합성어로 주거지역에 지나치게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면서 발생하는 소음 쓰레기 주차 문제 등으로 원주민이 이주하게 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비개발 도시재생사업의 모범사례로 꼽히는 부산 영도구 흰여울문화마을에서 문화가 사라지고 있다.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부동산 가격이 치솟자 입주해 있던 예술인이 밀려나는 ‘투어리스티피케이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다 수려한 해안 경관과 어우러진 흰여울문화마을 특유의 아름다움이 상업화 물결에 훼손되는 건 아닌지 우려를 금할 수 없다.

2011년 영도구는 피란민 집성촌인 이곳 폐·공가 7채를 건물주로부터 무상임차한 뒤 리모델링해 예술인들에게 제공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소살리토 같은 예술마을로 가꾸기 위해서였다. 예술인들은 매년 전시회를 열고, 목공예·미술 수업 등 주민을 위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영도구는 이를 자산 삼아 올해로 4년째 골목예술제를 개최하기도 했다. 흰여울문화마을의 이런 매력이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관광객이 크게 늘자 부동산 시세도 가파른 오름세를 타고 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최근 수년 새 집값과 임대료가 4배 이상 뛰는가 하면, 외지인의 투기 수요가 몰려 1명이 주택 10채를 매입하는 경우까지 생겼다. 건물주들은 무상임대를 철회했고, 입주 예술인들도 모두 쫓겨났다. 마을 이름에서 ‘문화’란 말을 떼내야 할 판이다.

사실 투어리스티피케이션 현상은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다. 감천문화마을을 비롯한 전국의 이름난 비개발 도시재생사업지들이 겪었거나 겪고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부산시의 ‘다복동(다함께 행복한 동네) 사업’이 주목받은 것도 이런 현상을 방지할 수 있는 대안으로 여겨져서다. 하지만 흰여물문화마을이 개발 파고에 휩쓸리는 것을 보면 현행 도시재생사업의 한계가 뚜렷이 드러난다.

영도구는 지난 3월 흰여울마을에 엘리베이터 전망대와 문화창작 공간 등을 조성하는 경관개선 기본계획 수립용역 최종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영도구는 투어리스티피케이션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처하겠다는 언급도 했다. 이와 달리 관광자원화에 치우쳐 가장 중요한 ‘주민’을 빠뜨리고 있는 건 아닌지 되짚어 보길 바란다.

감민진 가야초 교사


# 어린이 사설 쓰기

어느 호화 저택 높은 담 아래로 초라한 판잣집 한 채가 있었습니다. 판잣집 주인은 옆집과 자신을 비교하며 ‘가난이 죄’라며 불만도 서러움을 토로했습니다. 그런 판에 저택에서 수시로 구정물이 쏟아져 내렸습니다.

어느 날 판잣집 주인은 저택을 찾아가 자기 집이 있는 쪽으로 구정물을 버리지 말아 달라고 사정했습니다. 그런데 저택 주인은 인상을 써가며 언짢은 말투로 일축했습니다. “물은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흐르기 마련인데 시비는 무슨 놈의 시비요?”
일순간 판잣집 주인은 저택 주인을 괘씸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한 계교를 짜냈습니다. 곧바로 저택 정원을 향해 굴뚝을 높이고,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땔감만 골라 불을 지폈습니다. 저택에선 냄새 때문에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도도하게 판잣집에 엄중 항의했습니다. 그러자 판잣집 주인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습니다.

“아니, 그렇게도 지체 높으신 분께서 연기가 낮은 데서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이치도 모르셨던가요?” 그 후 호화 주택은 냄새 때문에 견디지 못하고 이사를 가야 했습니다.

남의 입장을 조금만 생각한다면 우리 사회가 얼마나 좋아질까요? 우리가 살고 있는 마을에서 상업화, 개발논리에 밀려 주민들의 삶 속에서 소중한 것을 잃어가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찾아보고 어떻게 하면 마을의 개발과 주민들의 행복한 삶이 상생할 수 있을지 생각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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