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경제 갈수록 위축시켜
- 획기적 체감 지원책 필요” 지적

경남 양산 웅상지역 중견 기업체들이 잇따라 외지로 이전하거나 추진 중이어서 지역 기업체와 주민들이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15일 양산시와 웅상지역 기업체들에 따르면 웅상 소주공단 내 ㈜부산어묵이 인근 부산 기장군 오리일반산업단지에 공장을 짓기로 하고 최근 부산시와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부산어묵은 군납에 따른 설비 확장으로 공장 증설이 필요해 부지 매입에 나섰다. 회사 관계자는 “웅상에는 마땅한 확장 부지가 없어 이전을 추진 중”이라며 “아직 확정을 하지는 않았지만 부산 이전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2018 중소기업인 대회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은 중견업체로 한 해 매출액이 94억 원에 이른다.

앞서 웅상의 일부 중견업체는 이미 부산으로 이전했다. 덕계동의 ㈜세동은 2013년 2월 기장군 장안산단으로 공장을 옮겼다. 소주공단의 ㈜신기인터모빌도 지난해 8월 장안산단으로 공장을 확장, 이전했다. 신기인터모빌의 한 관계자는 “회사 인근의 돌 파쇄 공장에서 심한 먼지가 발생하는 등 여러 악조건이 공장 입지로 맞지 않아 이전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세동과 신기인터모빌 등 두 회사 모두 직원이 300명가량 되고 경쟁력도 뛰어난 업체다.

웅상 용당동의 ㈜오토닉스도 2014년 부산 해운대구로 공장을 이전했다. 진입로가 좁고 공장 주변 기반시설이 크게 열악한 점 등을 이전 이유로 들었다. 이 회사는 직원이 800여 명에 이르는 중견 기업이다.

이외에 웅상의 A사 등 일부 업체도 인근 아파트의 악취 민원과 공장 부지 확장이 여의치 않아 부산이나 울산 등 외지 이전을 검토 중이다.

이러한 현상이 빚어진 데는 부산시가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워 외지업체 유치에 나선 것도 크게 작용했다. 시는 관련 조례를 개정해 타지 기업체가 일정 기간 내 공장을 이전할 경우 전체 부지 매입비의 30%, 설비투자액의 14%를 지원해 전국 기업체들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웅상경제인협회의 한 관계자는 “지역 중견업체의 잇따른 타지 이전은 어려운 지역 경제를 더욱 얼어붙게 하고 동반 이전을 부추기고 있다”며 “부산시처럼 기업체들이 체감할 수 있는 획기적 지원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

◇ 역외 이전 추진 양산 웅상 기업체  업체명 이전시기  종업원수 세동 2013년 200명 오토닉스 2014년 800명 신기인터모빌 2017년 300명   부산어묵 2021년(예정) 60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