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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20년 몰며 사고 한 번 안낸 성실한 동생인데… ”

김해공항 ‘광란의 질주’ 피해자, 사고 후 사흘째 여전히 의식불명

  • 국제신문
  • 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
  •  |  입력 : 2018-07-13 20: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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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시·대리운전으로 생계 꾸리며
- 두딸 키우는 평범한 딸바보 아빠
- 노모 충격받을까 알리지도 못해
- 친형 “진정성 없는 가해자 화나”

김해공항에서 질주하는 BMW 승용차에 치여 사경을 헤매는 택시기사 김모(48) 씨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전하고 있다.

약 20년 동안 무사고로 택시를 몰던 김 씨에게 지난 10일 날벼락 같은 사고가 벌어졌다. 김 씨가 수백 번도 넘게 다닌 공항에 차를 세운 뒤 손님의 짐을 내려주면서다. 개인택시기사로 알려진 김 씨는 사실 대리운전 기사다. 택시면허를 가진 사람이 부득이한 사정으로 운전을 할 수 없을 때 담당 지자체에 허가를 받아 대리운전을 할 수 있다. 김 씨가 해당 택시를 운전한 지 닷새 만에 벌어진 일이다. 김 씨를 개인택시기사에게 소개한 대리운전업체 한인상사의 최준식(68) 대표는 “대리운전 허가를 기다리는 시간에도 택시회사의 쉬는 차를 운행할 정도로 성실한 사람이 몹쓸 일을 당했다”며 안타까워했다.

고등학교 1학년과 중학교 2학년에 다니는 두 딸을 둔 김 씨는 늦은 시간 공항과 터미널, 기차역을 찾는 승객을 주로 태웠다. 비교적 먼 거리를 가는 손님을 태워 돈을 벌기 위해서였다. 밤에는 택시를 몰고 낮에는 딸들의 등·하교를 책임지면서도 힘든 내색 한 번 하지 않던 김 씨였기에 가족의 충격은 더 컸다. 김 씨의 형(50)은 “경찰서에서 본 블랙박스 화면 속에 건장한 체구의 동생이 하늘 높이 솟구쳤다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너무 끔찍했다”며 “택시로 밥벌이하던 가장이 큰일을 당했으니 집안이 풍비박산되지 않겠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가족들은 김 씨의 사고에 충격을 받을까 노모에게는 이 사실을 알리지도 못하고 있다.

부산 서구 아미동 부산대병원 중환자실에 있는 김 씨는 사고를 당한 지 3일째인 현재까지 의식 불명이다. 김 씨의 형은 “의사 선생님이 어떻게든 살려보겠다고 말씀하시더라. 젊고 건강한 동생이니 아직 생명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라며 “최대한 회복에 집중한 뒤 오는 18일부터 본격적인 치료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 가족들은 가해자가 진정으로 사과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점에 격앙됐다. 김 씨를 차로 친 에어부산 직원 정모(35) 씨는 김 씨가 사고로 중태에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연락이 없다가 지난 11일 인터넷에 공개된 블랙박스 영상이 화제가 되자 그제야 사과의 뜻을 전하기 위해 전화를 걸어왔고, 이날 가족과 함께 김 씨 가족을 만나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 김 씨의 형은 “우선 사람을 살리는 게 급선무가 아니겠느냐”며 “보험사와 가해자가 연락을 해오는데 지금 사과나 보상을 이야기할 상황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부산 강서경찰서는 BMW 승용차에 동승했던 항공사 직원 등 2명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마쳤으며 사고 현장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현장 감식을 진행했다. 경찰은 감식 결과 등을 바탕으로 정 씨를 소환해 수사할 방침이다.

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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