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16일 vs 18일 날짜 갈등

- 부산·마산 연고없는 학자 맡겨

- ‘부실’ 진상보고서 보완키로

박정희 독재정권에 항거하며 1979년 10월 부산과 마산에서 촉발된 부마민주항쟁. 항쟁 의미를 기리고 기념사업을 벌일 부마항쟁기념재단을 설립하기 위한 추진위가 구성돼 첫 회의를 열었다. 추진위는 부산과 마산의 의거 일자가 달라 기념일을 특정하기 어렵던 문제 해결 방안을 도출하는 등 성과를 냈다.

국무총리 소속 부마민주항쟁 진상규명 및 관련자 명예 회복 심의위원회(이하 규명위)는 29일 오후 1시부터 부산 동구 초량2동 주민센터에서 ‘부마민주항쟁 재단설립 및 진상보고서 관련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부마항쟁 관련 단체 등 시민사회와 전문가로 구성된 부마항쟁기념재단 추진위원회(이하 재단 추진위) 위원을 비롯해 행정기관 관계자 등 모두  50여 명이 참석했다. 재단 추진위가 만들어진 뒤 처음 열린 이날 회의는 ▷부마항쟁기념재단 설립 ▷부마민주항쟁 진상조사보고서 채택 문제 등 2가지 주제를 놓고 1·2부로 나눠 진행됐다.

1부 회의에서 부산과 마산 간 기념일 합의 문제가 핵심 사안으로 논의됐다. 두 지역의 항쟁 시기가 달라 부산에서는 부마항쟁 기념일을 10월 16일로, 마산에서는 10월 18일로 봐 논란을 빚어온 사안이다. 양측은 기념일 결정을 외부 전문가에게 맡기기로 했다. 부산과 마산에 연고를 두지 않은 역사학·법학·정치학·사회학 등 분야 전문가로 이뤄진 집단, 또는 역사학회 등 학계가 검토를 거쳐 이들 전문가가 택한 날짜를 부마항쟁 기념일로 받아들이는 데 합의했다. 또 추진위원인 부산민주항쟁 기념사업회 고호석 부이사장을 임시 의장으로 하는 TF를 구성해 이사회 선출·정관 등 실무 사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뉴라이트 성향 연구자 참여로 조사 단계에서부터 논란을 낳은 부마민주항쟁 진상규명 보고서의 ‘조건부 채택’은 비공개로 진행된 2부 회의에서 논의됐다. 지난 2월 공개된 보고서를 두고 학계와 관련 시민단체는 왜곡 자료 인용, 사실관계 부적절과 편향성 등 문제를 지적하며 대대적인 수정·보완을 요구했다. 당시 보고서 부실 문제를 제기한 장본인이자 규명위 상임위원인 민주주의사회연구소 차성환 소장은 “아직 채택 시한은 남았지만 ‘완전한 재작성’ 수준으로 보고서를 새로 작성한다는 조건을 내세웠다. 다음 달 안에 일부 보완을 거쳐 우선 보고서 채택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