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부터 제1회 수국축제 개최

쓰레기 더미였던 한 시골마을 폐허가 주민들의 노력으로 마을을 먹여 살릴 화사한 수국 정원으로 재탄생해 화제가 되고 있다.

오는 29일 수국정원축제가 열리는 김해 대동면 수안마을의 수국정원에서 한 주민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해시 제공

김해시 대동면 수안마을은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제1회 수국정원축제를 연다고 26일 밝혔다.

주민들은 앞서 마을 안 6600㎡에 수국꽃 언덕길, 수국 테라스정원을 조성해 ‘수국과 꽃이 만발한 도심 속 힐링 마을’을 만들었다.

행사 내용도 흥미롭다. 하이라이트는 마을 수호신인 마애불의 복원 제막식이다. 이 마애불은 원래 마을 어귀에 있었으나 1970년대 남해고속도로 공사로 인해 무참히 파괴됐다. 복원된 마애불은 가로 2.9ｍ, 높이 3.2ｍ로 바위에 부처의 형상이 조각돼 있다.

빈 외양간 2곳은 도자기, 다육이 전시장으로 단장하고 미국에서 활동하다 고향으로 돌아온 한 젊은 세프는 정통 미국식 핫도그를 준비 중이다.

이번 축제가 열리게 된 데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이번 축제의 기폭제가 된 수국 정원이 들어선 곳은 마을 중심부의 생활쓰레기 투기장으로 악취와 모기가 들끓는 버려진 땅이었다. 4년 전 최병식(60) 마을이장이 이를 보다 못해 주민들에게 이곳의 쓰레기를 치우고 꽃을 심어 새롭게 단장해 보자고 제안했다. 주민들이 기꺼이 호응해 쓰레기 수십 ｔ이 말끔히 치워졌다.

식재할 꽃은 마을 이름(수안·水安)에 착안해 ‘물 수’ 자가 들어가는 수국(水菊)을 채택했다.

전국에서 수국 종자와 모종을 수집하고 비닐하우스에서 2~3년간 키운 뒤 지난 3월 공터로 옮겨 심었다.수국이 화사한 모습을 드러내자 너무 아름다웠다. 종전까지 악취로 코를 싸매게 한 쓰레기 더미의 변신이 너무 신기했다.

주민들은 ‘들인 공이 아깝다’며 자연스레 축제를 여는 데 의견 일치를 봤다. 또 2016년 농림축산식품부의 창조적 마을만들기 공모사업에도 선정돼 사업비 5억 원도 받았다. 최병식 마을이장은 “축제를 앞두고 주민들이 설렘 속에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수익금은 마을 기금으로, 명품축제를 만드는 데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동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