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 명칭 바꿔 지역 이미지 개선
- 서부산 장점 살린 클러스터 추진
- 개시장은 상인 설득해 대안 마련
- “침체된 곳에 새바람 일으키겠다”

“북구에 변화가 필요합니다. 정부·부산시와 호흡을 맞춰 새바람을 일으키겠습니다.”

	26일 정명희 북구청장 당선인이 북구에 새바람을 일으킬 정책을 소개하고 있다. 박수현 선임기자 parksh@kookje.co.kr

26일 정명희(52) 부산 북구청장 당선인은 북구를 침체된 도시로 규정했다. 갖가지 통계로 확인되는 북구의 열악한 모습을 보면서 ‘이제는 바꿔야 한다’는 신념이 생겼다고 한다. 실제 북구는 재정자주도가 27.7%로 2015년 기준 특별·광역시 자치단체 중 꼴찌를 기록했다. 재정자주도는 지자체가 재량권을 갖고 사용할 수 있는 재원의 비중으로, 이 수치가 낮다는 것은 주민을 위한 사업을 자주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동력이 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복지예산은 전체 예산의 68.8%에 달한다. 그는 노인이 많은 구의 특성을 반영한 배분방식으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 당선인은 “북구는 산업 인프라가 적어 세입규모 자체가 굉장히 적고 구의 재량이 없다 보니 특정 사업을 위해 쓸 수 있는 예산이 적다”며 “복지 예산에 국비 또는 시비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철로지하화 사업은 그가 추진하는 변화의 시작이다. 현재 북구와 사상구, 부산진구 등을 잇는 경부선 철로를 지하화하고 철로 폐쇄로 확보된 부지를 주민 친화공간으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정 당선인은 “경부선은 북구의 도시발전을 저해하고 도심을 단절시키는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며 “구포역 인근 상권은 유동인구가 줄어 계속 낙후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철로가 지하화되면 주변상권의 개선이 가능해져 북구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구의 이미지 개선도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번 선거에서 ‘구 명칭 개정’을 공약으로 내건 것도 이 때문이다. 동서남북 방위로 규정된 구 명칭을 행정편의주의와 행정획일주의의 산물로 보고 개정 절차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이다. 정 당선인은 “‘북구’라는 명칭은 지역의 특징과 역사성 등을 어느 것 하나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선거 과정에서 ‘북구라는 용어에 부정적인 느낌이 든다’는 주민이 많았다. 주민투표 등으로 명칭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구포개시장 또한 북구의 이미지와 연관된 문제다. 정 당선인은 “반려동물이 확산된 지금에 와서 개시장은 수용할 수 없는 부분이라는 생각에 공감한다”며 “다만 상인들에게는 생존권이 달렸고 업종전환 의지가 강한 만큼 충분한 설득으로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황재관 북구청장 체제의 8년에 대해서는 “교장선생님 출신답게 훌륭한 인품으로 주민들에게 인자한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면서도 “지역 발전과 변화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에는 부응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정 당선인은 주민에게 힘이 되고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구정 활동을 해나가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북구 화명동 권역에는 서부산 지역의 장점인 항공과 물류 기반시설을 살려 ‘디지털 필름 시네마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그는 “북구는 구민이 원하는 모습으로 완성될 수 있다. 초심을 잃지 않고 기대와 염원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

◇ 정명희 당선인 이력 1966년 경남 진해 출생 경남 진해여중·여고-부산대 약학대학 졸업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대변인, 제7대 부산시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