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 “우리 정부 역할 중요”
- 실향민은 고향방문 꿈꾸기도

12일 북한과 미국 정상이 싱가포르에서 만나 ‘세기의 단독회담’을 치렀다. 김정일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회담 결과 발표된 북미 정상회담 공동합의문에 담긴 내용에 대해 부산 시민사회 또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역사적인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12일 서울 용산 전자랜드 TV매장에서 시민이 두 정상의 만남을 시청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최관영(26·부산대 경제학부) 씨는 “궁금증을 참을 수 없어 수업시간에 노트북으로 몰래 회담 중계를 지켜봤다”고 고백했다. 최 씨는 “‘화염과 분노’ 같은 말 폭탄이 오가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믿기 어려운 장면”이라며 “젊은이에게 북한과 김 위원장이 점차 친근한 이미지로 자리잡고 있다. 한반도 비핵화라는 성과를 낼 때까지 평화무드가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통일평화포럼 최광섭 사무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앞서 한국어 동영상이 먼저 나온 게 반가웠다. 합의 내용이 포괄적이지만 첫 단추는 잘 끼워졌다”고 평가했다. 특히 앞으로 한국 등 국가를 중심으로 한 대북 경제 교류 가능성이 제기되는 데 대해 “남북 교류 활성화를 충분히 기대해볼 수 있다”며 “양측 다 회담 결과에 만족감을 드러내 앞으로 실무진 차원에서의 추가 회담 또한 무리 없이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는 사태를 신중하게 관망하며 우리 정부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동의대 김태완(공공인재학부) 교수는 “핵 무력 완성을 선포한 북한 입장에서 급선무는 경제 재건이다. 이번 회담은 미국 중심의 경제 제재를 깨기 위한 북한의 ‘손짓’에 미국이 응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했듯 회담이 모든 현안을 일시에 해결할 수는 없다. 경제적 실익을 거두려는 북한과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하면서 북한을 다루려는 미국 사이에서 우리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이번 회담의 멍석은 우리 정부가 깔아줬다. 향후 미중 갈등이 일어날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북녘의 고향을 떠나온 실향민은 기대가 부푼다. 6·25전쟁의 화마를 피해 부산으로 온 박윤석(85) 씨는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웃으며 악수하는 것을 봤을 때 정말 뿌듯했다”며 “걱정도 많이 했지만, 현재까진 분위기가 좋아 앞으로 기대가 크다. 건강한 몸으로 고향인 평안남도를 밟으려 열심히 운동했는데, 꿈이 한 걸음 다가온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민주 김해정 신심범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