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공공성지키기부산연대 제공

부산일보 안병길 사장의 부인 박문자(57) 씨가 6·13지방선거에 정당 공천을 받아 출마하면서 지역 여론이 들끓는 가운데 안 사장이 지인들에게 박 씨의 홍보를 부탁하는 문자를 발송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오후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 등 시민단체가 참여한 언론공공성지키기부산연대(이하 연대)는 부산 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 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연대는 “전국언론노동조합 부산일보 지부의 지난 5일 성명에 따르면, 안병길 사장은 본인 지인들에게 ‘제 아내가 시의원 후보로 출마했다’며 배우자 박문자 후보의 홍보를 부탁하는 문자를 발송했음이 드러났다. 안병길 사장도 노조 성명 발표 직후,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본인이 보낸 문자임을 시인했다. ‘가족이 고군분투하는데 문자 정도는 보내야되지 않겠느냐는 지인들의 권유가 있었고 고심 끝에 회사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개인 명의로 지인들에게 문자를 보냈다‘는 변명도 덧붙였다. 오히려 개인 문자까지 문제삼는다며 노조를 비난했다”고 밝혔다.

이어 “참으로 뻔뻔하기 짝이 없다. 부산일보 구성원에게 공언한 어떤 도움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약속은 저버리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자마자 보란 듯이 본인 명의로 홍보를 한 것이다. 과연 안병길 사장의 지인들이 ‘자연인 안병길’의 문자로 받았겠나. 문자를 받은 지인 중에는 타사 언론인들도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문자가 발송되자 노조는 물론이고 시민단체도 문제인 것 같다며 제보가 잇따랐다. 이미 안병길 사장은 부산일보의 명예와 신뢰를 실추시킨 것이다. 더구나 문자 발송은 불법 선거운동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연대는 안 사장 취임 이후 공정보도와 편집권 침해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연대는 “부산일보 노동조합이 구성원을 대상으로 편집권 침해 사례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 과반 이상이 침해가 있었다고 답했다. 동료가 편집권 침해를 당하는 사례를 목격했다는 응답은 무려 70%가 넘었다. 안 사장 배우자와 관련해 편집권 침해를 경험했다는 응답도 23%나 됐다. 사립유치원을 운영하는 배우자가 각종 유치원 기사와 관련해 기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압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안병길 사장의 동의가 없었다면 벌어질 수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연대는 안 사장에게 “모든 권력으로부터 편집권 독립을 지키기 위해 방패가 되어야 할 사장이 공정보도와 편집권 침해를 자행한 사실이 드러났고, 더구나 선거 중립을 지켜야 할 언론사 사장이 오히려 몰래 선거운동을 한 사실마저 시인했으니 지금 당장 부산일보 구성원과 시민들에게 사죄하고 사퇴하라”고 강조했다. 김영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