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지진연구원 유치 전략으로 ‘선 설립 확정, 후 경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7일 파악됐다.

시는 지난 4일 국립지진방재연구원 유치를 위한 실무협의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유치전에 함께하기로 한 경남 양산시와 부산대 부경대 한국해양대 등 관계자가 참가했다. 시는 현재 남북관계와 지방선거 등 대형 이슈에 지진연구원 설립 문제가 밀려난 형국에 대해 공감하고 ‘선 설립 확정, 후 경쟁’으로 전략을 수정을 논의했다.

지진연구원은 문재인 대통령 공약 사항으로, 지진에 대한 방재력을 높이기 위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진 관련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현재 행정안전부에서 추진을 준비 중이며, 예산은 수천억 원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두 차례 큰 지진이 발생한 경북과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이 있는 울산이 유치에 적극적인 상황에서 부산시도 지난 4월 연구원 부지로 부산대 양산캠퍼스 산학협력단지를 선정하고, 양산시·부산대·부경대·한국해양대와 함께 유치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유치전이 과열되자 학계 일각에서는 지자체 간 과도한 경쟁으로 시민 안전을 위해 필요한 지진연구원 설립이 불필요한 소모전으로 흐른다는 비판이 있었다. 거기에 최근 지진 이슈가 북한 문제와 지방선거 등에 밀려나면서 논의 자체가 상실된 상태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지자체를 초월한 지진연구원 설립 필요성을 부각하기 위해 유치 경쟁 중인 3개 시·도가 일종의 ‘휴전’해 공동 대응하는 방안에 대한 의견이 나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지방선거 후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그간 동향을 공유하고, 의견을 나눈 것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면서도 “독립된 지진 전문 방재기관을 만들고자 하는 뜻은 3개 시·도가 공통으로 갖고 있는 생각이다. 다만 어디가 적합한지에 대해 서로 생각이 다른데, 이는 먼저 설립을 확정한 후 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박호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