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56년 ‘못살겠다 갈아보자’ 등

민주적인 선거에서 선거운동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법이 정한 테두리 안에서 펼쳐지는 선거운동으로는 선거벽보와 선거공보, 현수막, 어깨띠 등의 소품을 이용한 선거운동, 공개 장소에서의 연설과 대담 등이 있다. 또한 미디어의 발전에 따라 언론매체를 이용한 경력방송과 정책토론회,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선거운동 등도 활용되고 있다.

	민주당

역사적으로 볼 때 미디어가 발달하기 전인 1960년대까지는 선거벽보가, 1990년대까지는 거리유세와 선거연설이 가장 영향력이 큰 선거운동이었다. 물론 라디오와 텔레비전의 보급에 따라 이를 활용한 선거운동이 본격화되었다. 특히 1990년대 후반부터는 TV토론회가 본격화되어 선거운동에서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로 자리 잡았다.

선거운동에 활용되는 매체가 변하고 있지만 여전히 선거운동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선거 구호와 관련된다. IMF 외환위기 이후 선거운동에서 가장 자주 듣는 구호 중 하나는 ‘경제’다. 현재도 ‘경제’를 앞세운 다양한 선거 구호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볼 때, 선거 구호는 시대의 문제와 희망을 반영한다.

	진보당(왼쪽), 자유당

역사적으로 가장 인기 있던 선거 구호 중 하나는 1956년 5월 15일 정·부통령 선거 때 나왔다. 사진과 같이 당시 각 당의 선거 구호는 정당별 이미지를 명확하게 드러낼 뿐만 아니라 선거 열기도 한층 고조시켰다. 가장 인기 많았던 선거 구호는 당시 정권의 폭압과 가난한 실정을 가장 잘 반영했다고 평가된 민주당의 ‘못살겠다 갈아보자’였다. 이에 못지않게 인기 있던 구호는 진보당의 ‘이룩하자! 평화통일’이었다. 국민에게 인기 많던 야당의 선거 구호에 당황한 자유당은 ‘가러봤자(갈아봤자) 더 못 산다’ 등과 같은 구호로 도배질하며 무마하고자 했다. 이처럼 선거 구호는 시대적 상황을 반영할 뿐만 아니라 국민과 시민의 마음을 얼마나 잘 읽고 대변하고자 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역사적 산물인 것이다.

전성현 동아대 석당학술원 교수

※ 공동기획 : 국제신문·부산시선관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