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털서 사이트 이름 검색하면
- SNS로 우회 접속 방법 안내
- 방통위 인터넷 연결 막아도
- 계속해서 새로운 주소 생성
- “불법공유 피해 2300억 추산
- 유사 활동 38곳… 수사 확대를”

국내 최대 웹툰 불법공유사이트 ‘밤토끼’가 사라진 후 유사 불법 사이트가 성행하는 ‘풍선효과’를 보이고 있어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
밤토끼 사이트 접속이 차단(국제신문 지난 24일 자 8면 보도)된 지 약 일주일이 지난 28일 현재 유사한 불법사이트로 누리꾼이 옮겨가고 있다. 밤토끼 외에도 호두코믹스 어른아이닷컴 등 유사 불법사이트는 여전히 성행 중이다. 이들 사이트의 접속은 어렵지 않아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이들 사이트 이름을 구글에 검색하면 우회접속 방법을 알려주는 트위터 계정을 찾을 수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인터넷 접속을 막아도 하루도 안 가 이들은 새로운 접속 주소를 생성한다. 누리꾼은 미리 이들 트위터 계정을 팔로우하기만 하면 손쉽게 접속할 수 있다.

밤토끼는 2016년 10월부터 국내 웹툰을 불법으로 게재하던 사이트다. 밤토끼에 접속하는 네티즌이 하루 평균 116만 명이 넘었으며 국내 인터넷 사이트 중 13위를 기록하는 수준이었다. 이들 사이트 이용자들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접속 차단을 피하기 위해 SNS나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이용하고 있다. 각각의 사이트는 갑작스러운 접속 차단에 대비해 우회접속이 가능한 주소를 안내하려고 평소에도 트위터 계정을 운영한다. 불법공유사이트의 접속을 막아도 몇 시간만 지나면 새로운 주소가 생성된다. SNS뿐 아니라 많은 네티즌이 이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도 광고 글이 게시된다. 지난해 웹툰불법공유피해작가 모임이 전수조사를 벌인 결과 국내에 이 같은 불법공유사이트가 38곳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불법공유사이트는 밤토끼와 거의 유사하게 운영된다.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에서 제공되는 웹툰과 레진코믹스, 투믹스 등 유료 플랫폼의 웹툰을 긁어온 뒤 네티즌이 자유롭게 볼 수 있도록 게시한다. 웹툰을 보기 위해 사이트를 찾는 사람이 많고 조회수가 올라가면 사이트에 달린 배너광고로 돈을 버는 방식이다.

웹툰정보플랫폼인 웹툰인사이트의 이세인 대표는 “밤토끼 접속이 막힌 후 어른아이닷컴의 접속량이 하루 만에 3배로 뛰었다가 다시 감소했다”며 “밤토끼가 막히면서 불법사이트 전체 접속이 줄고 다른 사이트 유입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계속적인 경찰 수사와 적극적인 접속차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들 사이트의 광고 대부분이 성매매 또는 도박 등 불법적인 내용인 데다 웹툰의 연령 제한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외국은 이런 사이트가 구글 등 검색사이트에서 검색되지 않도록 다크웹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 이들 사이트는 암암리에 회원제로만 운영되는 실정이다.

웹툰업계는 지난해 불법공유에 따른 피해 규모가 2392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사이트 운영뿐 아니라 웹툰을 보는 시민조차 자신도 모르게 복제권을 침해한 범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비교적 상위권으로 분류되는 불법공유사이트를 수사선상에 올려놓고 계좌 및 통신기록을 중심으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웹툰작가들은 밤토끼 사이트가 폐쇄되자 부산경찰에 웹툰으로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김봉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