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국회의 최저임금 산입범위 조정 논의에 반발해 모든 사회적 대화기구에 불참을 선언했다. ‘사회적 대타협’에 기반을 둬 양극화 등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던 정부 구상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노총은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이하 환노위)가 논의하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조정의 강행 처리가 확실시된다며 노사정대표자회의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어떠한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한국노총 및 경총과 함께 최저임금위원회로 관련 논의를 이관할 것을 함께 제안하기도 했다”며 “그러나 이 모든 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대화 거부의 원인으로 국회를 지적했다. 지난 3월 노사 대표가 참여하는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산입 범위 조정 문제를 논의했으나 합의에 실패했다.

최저임금 산입 범위 조정의 가장 큰 쟁점은 최저임금에 정기상여금을 포함하느냐였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상여금을 포함하는 데 사실상 합의했지만, 정의당은 논의를 다시 최저임금위원회로 넘겨야 한다며 맞섰다. 민주노총은 이 같은 움직임에 반발해 모든 사회적 대화 기구에 참여를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대노총 중 민주노총이 사회적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힘에 따라 정부가 구상한 ‘사회적 대타협’이 위기를 맞았다. 지난 1월 민주노총은 노사정 대표자 회의에 8년 만에 복귀해 노사정위원회 개편 방안을 논의했다. 그 결과 노사정위원회를 새로운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로 확대 개편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양대노총과 사용자단체, 정부뿐만 아니라 비정규직 청년 여성 소상공인 등으로 확대한 사회적 대타협을 위한 기구다. 경제사회노동위의 출범으로 저출산 고령화 청년실업 양극화 등 사회 문제를 사회적 대타협으로 해결할 것으로 정부는 기대했다. 그러나 노동계의 한 축인 민주노총이 불참 의사를 밝힘으로써 경제사회노동위가 출범해도 반쪽짜리 위원회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김봉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