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청와대 국민청원 및 게시판 캡처

초등학생을 휴게소에 방치한 혐의로 기소된 교사가 벌금 8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일각에서는 판결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8일 대구지법 형사10단독(김부한 부장판사)은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방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초등교사 A 씨에 대해 벌금 800만 원을 선고했다.

A 씨는 현장체험학습을 가는 도중 배가 아프다고 호소하는 B 양을 달리는 버스 안에서 용변을 보도록 했다. 이후 휴게소에 도착한 뒤 B 양은 휴게소 화장실에서 울면서 나오지 않았다. 교사는 B 양 어머니로부터 “이 상태로 현장체험 학습을 가겠느냐, 데리러 가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러나 A 씨는 B 양을 다시 버스에 타도록 했다. 이후 B 양 어머니가 “아이가 원하는 대로 해달라. 휴게소로 데리러 가겠다”고 전화하자 A 씨는 B 양을 혼자 버스에서 내리도록 했다.

김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피해자의 보호자가 올 때까지 보호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피해자를 안전한 장소로 인도하는 등 기본적인 보호조치를 하지 않은 채 버스에서 내리게 해 방임한 것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같은 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해당 판결의 재검토를 요청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앞 뒤 정황을 살펴볼 때 이 일을 아동학대 및 방임이라는 죄목으로 명명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 800만 원의 벌금이 선고될 일인지 재검토하길 요청한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한국교총은 성명을 통해 “학부모에게만 초점을 맞춘 편파적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한국교총은 학생을 내리게 한 것이 학부모의 강력한 요청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판결문에 따르면 A 씨는 B 양을 휴게소에서 내리게 한 뒤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현행 아동복지법은 아동학대 관련 범죄로 형이 확정될 시 10년 동안 아동 관련 기관을 운영하거나 관련 기관에 취업 또는 노무를 제공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박소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