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업시간 등 조사매장보다 후퇴
- 2차 사업조정 의견 차이만 확인

이마트 노브랜드 입점을 앞두고 사업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지역 상권과 이들을 구성원으로 하는 조합 등은 이마트의 상생협력안에 대해 실효성 없는 유명무실한 안으로 판단했다. 지역에서는 이마트의 상생 의지마저 의심하고 있다.

부산도소매생활유통협동조합은 ‘노브랜드 상생안 실효성 조사’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조사는 이마트가 지난달 1차 사업조정에서 제안한 상생안과, 상생협력 과정 없이 개점한 노브랜드 양산 물금점과 부산 다대점의 운영 방식을 비교해 상생안의 실효성을 살피기 위한 취지로 지난 9일부터 이틀간 진행됐다.

조사 결과 이마트 상생방안은 대부분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영업시간의 경우 상생안은 오전 10시~밤 9시30분인 반면 조사매장은 오전 11시~오후 9시였다. 상생안의 영업시간이 조사매장보다 1시간30분 더 길었다.

오프라인 배달 역시 상생안은 ‘5만 원 미만 시 무료배달 금지’였으나 조사매장은 오프라인 배달서비스 자체가 없었다. 전단행사도 상생안은 ‘연 4회 이내로 제한’했으나 조사 대상은 개점 때 전단행사를 한 이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상생안에서 낱개 판매를 하지 않겠다고 한 상품인 담배 봉지라면 맥주 등은 이미 조사매장에서도 낱개로 판매하지 않았다. 상생안 중 새로운 내용은 종량제 봉투를 판매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지만 조사 대상 점포도 20ℓ짜리 종량제 봉투만 판매하고 있었다.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 이정식 회장은 “이마트가 양보한다고 한 것들이 실제로는 전혀 양보한 것이 아니었고 오히려 조사매장보다 후퇴한 조건이 많았다”며 “그럼에도 마치 큰 양보를 한 것처럼 나오는 이마트의 태도에 진정으로 상생할 의지가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마트 관계자는 “사업조정을 하지 않은 점포들도 주변 상권을 고려해 자체적으로 상생안을 진행해왔다”며 “향후 다양한 방안을 논의해 사업조정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산시는 지난 14일 양측을 만나 2차 사업조정을 진행했으나 의견 차이만 확인한 채 끝났다. 시는 조정을 더 거친 뒤 사업조정심의회에서 노브랜드 입점을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

◇ 노브랜드 상생방안과 조사매장 (양산물금·부산다대점) 비교 구분 상생방안 조사매장 내용 영업시간 오전 10~오후 9시30분 오전 11시~오후 9시 오프라인 배달 5만 원 미만 무료배달 금지 오프라인 배달서비스 없음 전단행사 연 4회 이내로 제한 개점 시(지난해 11, 12월) 1회 이후 하지  않아 낱개상품 판매 담배, 봉지라면, 맥주, 소주 판매금지 상생안에서 밝힌 품목 모두 낱개판매 금지 종량제 봉투 판매금지(쇼핑봉투 대용의 낱장 판매) 20ℓ만 판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