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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문화 바로 세우자 <3> 차 대 차 사고 ‘제로’

정지선·방향지시등 … 운전 기본수칙만 지켜도 위험 줄어

  • 국제신문
  • 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
  •  |  입력 : 2018-05-20 19:27:48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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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교통사고 전체 68% 차지
- 신호위반·진로변경 등이 요인
- 도로 사정 나쁜 환경도 한 몫

- 이면도로 등에서 돌발상황 대비
- ‘안전속도 5030 운동’ 확산해야

지난달 3일 새벽 2시25분 부산 금정구 오륜동 오륜터널 부근. 문모(56) 씨가 몰던 택시는 오륜2터널을 통과한 뒤 갑자기 방향을 바꿔 오륜1터널로 향하다 다가오던 아반떼 승용차와 정면으로 충돌했다. 택시기사였던 문 씨가 지리에 어두웠으며 승객이 목적지를 고쳐 말한 뒤 역주행을 종용한 탓이었다. 새벽에 빠르게 이동하던 택시가 크게 파손됐다. 문 씨 또한 약 4주 동안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숨지고 말았다.

교통사고 대부분은 차와 차가 충돌해 발생하는 차 대 차 교통사고다. 지난해 발생한 1만1966건의 교통사고 중 차 대 차 유형은 8174건으로 전체 사고 중 68%에 해당한다. 보행자가 맨몸으로 사고 충격을 받는 차 대 사람 교통사고에 비교해 사망자는 적지만 차 대 차 사고의 경우 운전자 외에 동승자의 안전까지 위협할 수 있다. 천재지변보다 더 큰 인명피해를 내는 교통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안전한 운전문화와 도로환경을 갖추는 것이 급선무다.
   
■교통사고의 68%는 차 대 차 사고

김모(72) 씨는 지난해 1월 28일 오전 6시30분 북구 구포동의 한 교차로를 지나고 있었다. 아침 시간 길을 재촉하던 김 씨는 교차로의 교통신호를 위반했고 좌측에서 다가온 승용차와 충돌하고 말았다. 이후 김 씨는 승용차와 함께 인근 신호등 제어기를 들이받았다. 병원으로 옮겨졌던 김 씨는 사고가 발생한 지 약 1시간 만에 숨을 거두고 말았다.

차 대 차 사고의 원인은 과속, 중앙선 침범, 신호위반, 진로변경, 교차로통행방법위반 등으로 나뉜다. 이 중 신호위반에 따른 사고가 사망 위험이 가장 크다. 정지신호를 무시한 채 속력을 내다 보니 더 큰 피해로 이어진다. 갑작스러운 진로변경 역시 사고위험이 크다. 지난 9일 오후 5시40분 사하구 하단동의 3차로 중 2차로를 달리며 교차로를 지나던 이모(54) 씨가 몰던 배달용 오토바이는 아무런 신호도 없이 급격히 방향을 바꿔 버스전용 차로로 진입했다. 본래 노선을 따라 운행하던 마을버스는 예기치 못한 오토바이의 출현에 미처 방향을 바꾸지 못했다. 마을버스와 부딪힌 이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틀 뒤 숨을 거뒀다.
부산 경찰은 지난 2월부터 교통문화를 바로 세우고 교통사망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정지선 위반과 방향지시등 위반 행위 등을 중점 단속하고 있다. 정지선을 준수하지 않는 행위는 차 대 차 사고는 물론 보행자의 안전까지 심각하게 위협하는 요소다. 지난해 전국 17개 광역시도 교통문화지수 평가에서 부산의 정지선 준수율은 전체 16위였다. 각 경찰서별로 법규 위반이 잦은 주요 교차로 및 간선도로 2~3곳을 선정해 중점 관리할 계획이다.

방향지시등을 얼마나 성실히 켜는지는 교통질서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척도다. 방향지시등(깜빡이)을 제대로 켜지 않는 것은 뒤따르는 차는 물론 좌우측의 운전자를 배려하지 않는 행태다. 바로 옆 차의 주행 방향을 예측할 수 없으니 사고위험은 자연히 커진다. 지난해 교통문화지수 평가 중 방향지시등 점등률 항목 역시 16위로 전국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경찰은 차량정체가 없는 시간대에도 주요 교차로와 주요 도로에서 단속을 벌이고 순찰 근무 중에도 방향지시등 위반 행위를 반드시 찾아낼 참이다.

■안전속도 5030운동 확대

   
부산은 거친 교통문화 탓에 전국에서 가장 운전하기 어려운 도시로 꼽힌다. 그만큼 사고 비율도 높아진다. 부산은 한국전쟁 시기 전국에서 모여든 피란민들로 인해 가파른 산지에 주택이 들어섰다. 그 옆으로 자연스레 길이 생겼다. 장기적인 안목 없이 가파른 도로에 지그재그로 생긴 길들은 열악한 도로환경을 보여주는 상징이 됐다. 경사진 오르막길을 오르다보면 주변 상황을 인식하기 어려워 사고 위험이 커진다. 교통안전공단 부산지부 이문영 교수는 “부산 시민들의 운전행태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데에는 교통여건이 안 좋은 탓도 있다”면서도 “교통문화 개선은 물론 최고속도를 낮추는 방법도 좋은 시도다”고 말했다.

이처럼 안전하게 운전하기 힘든 부산에서 교통안전을 위해 지난해부터 ‘안전속도 5030운동’이 확대되고 있다. 도로 특성에 따라 최고 속도를 시속 50~30㎞로 조정하는 정책이다. 2011년부터 5년 동안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사고의 71.9%와 사망자의 48.6%가 도시 내 도로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안전속도 5030운동은 보조간선도로, 보도와 차도가 분리된 왕복 2차로 이상의 도로에서는 시속 50㎞로, 어린이 보호구역 등 특별보호지역은 시속 30㎞를 최고속도로 설정하는 정책이다. 운행 속도가 느려지면 운전자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고 사고가 발생해도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은 물론 2차 피해 우려도 줄어든다. 이미 안전속도를 낮춘 국가도 상당수다. 덴마크와 독일은 시속 60㎞이던 최고속도를 시속 50㎞로 하향 조정했다. 그 결과 덴마크는 사망사고가 24% 줄고 부상사고도 9% 줄어드는 효과를 봤다. 독일은 전체 교통사고가 20% 줄었다. 경찰 관계자는 “속도와 사망사고율 관계를 연구해보면 시속 50㎞ 내외로 주행할 때 차량흐름이 잘 풀리고, 시속 30㎞가 넘으면 교통사고 발생 시 치사율도 올라간다”고 말했다.

경찰은 올해 안전속도 5030을 널리 알리고 2022년에는 완벽하게 자리잡도록 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지난해 영도구가 시범지구로 선정돼 최고속도를 50㎞로 제한했는데 그 결과를 바탕으로 현행 도로교통법 시행 규칙상 보조간선도로의 기본 속도를 시속 50㎞로 제한하는 개정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또 생활도로 등 주택가 이면도로를 지나는 차들의 제한속도를 시속 30㎞로 제한하는 30구역 제도를 도로교통법에 명시하는 방안도 마련 중이다.

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

※공동기획 : 국제신문·부산광역시·부산경찰청·부산교통공사·부산시버스운송사업조합

◇ 차 대 차 교통사고 유형별 현황

연도

중앙선 침범 

신호 위반 

진로 변경 

교차로 통행방법 위반 

기타

2013

14

568

1198

906

773

2014

18

562

1306

922

800

2015

20

514

1322

946

782

2016

17

478

1166

915

744

2017

25

410

1190

897

654

※자료 : 부산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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