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 인사에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규석 부산 기장군수(국제신문 지난 1월 9일 자 9면 등 보도)의 첫 재판이 열렸다.

오규석 부산 기장군수가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후 첫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18일 오후 부산지법 동부지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서정빈 기자

18일 오후 2시께 택시에서 내려 부산지법 동부지원 법정으로 들어가던 오 군수는 취재진에게 “인사에 대한 의견을 말한 것뿐”이라며 “열심히 일한 죄뿐인데 재판까지 받게 됐다. ‘이러려고 군수를 했나’하는 생각이 든다. ‘멘붕’이 와서 눈물이 날 지경”이라고 밝혔다. 앞서 부산지검 동부지청은 오 군수가 2015년 7월 특정 공무원을 5급으로 승진시키는 과정에서 직권을 남용했다며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위계 공무집행 방해, 허위 공문서 작성·행사 3가지 혐의로 기소했다.

이날 오후 2시50분 열린 재판에서 검찰은 “공무원 승진은 법에 의해 승진 후보자 상위 순번으로 결정하고, 기준을 알도록 홈페이지 등에 예고하도록 돼 있다. 그런데 오 군수는 기장군의회 김정우 의장의 청탁을 받고 인사 예고를 했음에도 승진 인원을 16명에서 1명을 더 늘리라고 지시했다”며 “이로 인해 47명에서 49명으로 늘어난 배수 명단을 받고 ‘V’ 표시를 하는 방법으로 승진 인사를 정하고, 인사위원회의 결의를 유도했다”고 공소 사실 요지를 낭독했다.

오 군수와 기장군 전 인사 담당자 박모(49) 씨는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오 군수의 변호인은 “승진자가 한 명 는 것은 맞지만, 정상적인 인사였다. 오 군수가 부당하게 지시하거나 압력을 행사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변호인은 검찰이 제출한 증거 동의 여부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A 씨의 변호인은 “검찰이 제시한 증거 가운데 상당 부분이 수사관의 의견과 생각인데, 증거로 동의해줘야 하느냐”고 물었고, 검찰은 “증명력은 재판 과정에서 다투고, 법원에서 최종 판단할 일이다”고 맞받았다.

오 군수의 다음 재판은 다음 달 20일 오후 3시30분에 열린다.

박호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