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규약에서 ‘후보자는 가능’ 적시
- 검찰, 선거법 위반으로 봤지만
- 법원 “검찰의 확대 해석” 판단

새마을금고 중앙회장 선거권을 가진 대의원이 규약을 위반해 선거운동을 했더라도, 법에서 그 처벌을 위임하지 않았다면 죄가 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

부산지법 형사 9단독 조민석 부장판사는 새마을금고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부산지역 한 새마을 금고 이사장 A(68)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A 씨는 새마을금고 중앙회장 선거를 앞둔 지난 1월 선거권이 있는 대의원 35명에게 특정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는 문자메시지를 전송한 혐의로 기소됐다.

새마을금고법과 새마을금고중앙회 정관은 누구든 정해진 수단 외의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지지를 호소하는 문자메시지 전송은 법과 정관이 허용하는 선거운동 방식이다.

다만 정관은 선거운동의 구체적인 방법과 제한 등 세부 사항을 임원선거규약에 위임하고 있는데, 규약은 ‘후보자는 후보 등록 다음 날부터 선거일 전까지 문자메시지로 선거운동 정보를 전송할 수 있다’고 정했다. 일종의 자치 법규범인 임원선거규약도 새마을금고법과 정관처럼 법적 효력을 가진다.

검찰은 새마을금고법이 지지 호소 문자메시지 전송을 허용하고 있지만, 규약에 따라 오직 후보자만 할 수 있다고 보고 A 씨를 새마을금고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그러나 법원은 검찰의 기소가 형법 법규를 확장, 유추 해석해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죄형법정주의는 비도덕적 행위라 할지라도 미리 법률에 규정돼 있지 않으면 범죄가 성립하지 않아 처벌할 수 없다는 원칙이다.

조 판사는 “새마을금고법은 법에 기재된 방법 외의 선거운동을 허용하지 않을 뿐, 금지 대상이 되는 선거운동의 범위를 정관이나 규약에 위임하지 않았다. 만일 이 선거운동이 정관이나 규약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새마을금고법 위반으로 본다면 범죄 구성요건을 아무런 제한 없이 정관, 규약에 위임한 것과 같은 결과를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정철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