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조직위 구성·대회 목표

- 슬로건 ‘원 테이블 원 월드’
- 남북 단일팀 프로젝트 돌입
- 8월 아시안게임 때 가동 협의
- ‘제2 현정화·리분희’ 전초전으로

# ‘스포츠 도시’ 이미지 제고

- 단일 종목 참가국 최다 월드컵 버금
- 예산 45억 대비 경제파급 효과 강점
- LPGA 등 잇단 빅 이벤트 개최 성과로
- 생활체육 저변 확대·도시 홍보 효과도

부산이 2020 세계탁구선수권대회 개최지로 확정(국제신문 2일 자 1면 보도)되면서 이제 남북 단일팀 출전 여부가 국민적 관심사로 부상했다. 1991 지바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현정화·리분희 선수가 코리아 단일팀으로 출전해 우승을 거머쥔 바 있어, 탁구는 ‘원조 남북 단일팀’ 종목이라 불린다. 특히 4·27 남북 정상회담 영향으로 탁구 단일팀의 참가 가능성이 무르익고 있다. 남북이 스포츠로 하나되는 감동을 전 세계에 전할 무대가 바로 부산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서병수 부산시장이 2일 부산시청 브리핑룸에서 2020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부산 유치 성공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탁구로 하나되는 세상

서병수 부산시장은 2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남북 단일팀을 구성해 참가할 수 있는 방안을 앞장서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탁구로 하나되는 세상을 뜻하는 ‘원 테이블 원 월드(One Table One World)’를 대회 슬로건으로 정해, 북한은 물론 세계인이 참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대회로 치를 계획이다. 시는 곧 대한탁구협회 부산탁구협회 등과 함께 30명 내외의 ‘2020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를 구성해 남북 단일팀 프로젝트에 뛰어든다.

	1일(현지시간) 스웨덴 할름스타트에서 열린 국제탁구연맹(ITTF) 총회에서 박재민(왼쪽부터) 부산시 행정부시장, 현정화 렛츠런 감독, 유남규 삼성생명 감독, 유승민 IOC 선수위원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시는 내년 7월 2~9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개최되는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와 유치를 추진 중인 ‘2019 아시아장애인탁구대회’를 남북 단일팀 활약의 전초전으로 삼을 방침이다. 올해 말 착공하는 부산 영도의 부산탁구체육관(일명 유남규 탁구체육관)을 남북 단일팀 합동훈련장으로 활용하고, 본 경기까지 치를 복안을 갖고 있다.

대한탁구협회(회장 조양호)도 남북 단일팀 구성을 추진 중이다. 지난 1일 부산 유치를 발표한 스웨덴 할름스타드에서 대한탁구협회는 경기력향상위원회 회의를 열고, 오는 8월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때 남북 단일팀을 구성하는 문제를 협의하기로 했다. 이유성 경기력향상위원장은 1991 지바세계선수권 남북 단일팀 때 여자대표팀 코치로 단일팀을 지휘했으며, 특히 현정화(렛츠런파크 감독) 위원은 당시 북한의 리분희 선수와 함께 여자단체전에서 세계 최강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따낸 주역이다. 탁구협회는 아시안게임에서 출발해 남북 단일팀 활동을 2020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로 자연스레 이을 계획이다.

■빅 스포츠 이벤트 잇단 유치

	1991년 지바세계선수권 때 사상 첫 남북 단일팀으로 여자 단체전 세계 제패를 합작했던 현정화(오른쪽)와 북한의 리분희 선수. 연합뉴스

LPGA 정규투어에 이어 2020 세계탁구선수권대회까지 유치하면서 부산은 메가 스포츠 이벤트를 잇따라 개최하는 세계적 ‘스포츠 도시’로 명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2020년 3월께 8일간 해운대 벡스코 일대에서 130여 개국 2000여 명의 선수·임원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다. 단일 종목으로는 가장 많은 130여 국가가 참여해 월드컵에 버금가는, 세계적인 관심이 집중되는 대회다.

무엇보다 비용(운영 예산 국·시비 45억 원) 대비 경제 효과가 크다는 게 장점이다. 시 김광회 건강체육국장은 “내년 열리는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의 생산유발효과가 2조4000억 원(이 중 지역은 1조4000억 원)이고, 2015년 인천에서 개최된 프레지던츠컵(PGA 이벤트 경기)의 지역 경제 파급효과가 5500억 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세계탁구선수권대회의 경제 효과는 매우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는 지난 3월 LPGA 정규투어도 유치했다. 내년 10월부터 매년 부산아시아드컨트리클럽(CC)에서 LPGA 대회가 열린다. 아시아드CC는 LPGA 공인코스로 리뉴얼하고 명칭도 ‘LPGA 인터내셔널 부산’으로 바꾼다. 2002 부산아시안게임과 한일월드컵 이후 전무했던 빅 스포츠 이벤트가 내년부터 연이어 열리는 셈이다. 서 시장은 “메가 스포츠 이벤트는 우리나라 선수의 스포츠 경기력을 향상하는 동시에 생활체육의 저변을 넓힐 좋은 기회다. 부산이라는 도시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는 부가 효과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탁구연맹(ITTF)는 지난 1일 스웨덴 할름스타드에서 열린 총회에서 부산을 2020 세계탁구선수권대회 개최지로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유치 신청서를 ITTF에 제출한 부산시는 그간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 미국 산호세와 치열한 유치 경쟁을 벌여왔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날 총회 직전 유치 철회 의사를 밝혔고, 미국과는 팽팽한 접전을 펼쳤으나 마지막 표결 직전에 부산지지 선언을 해 부산이 최종 개최도시로 확정됐다.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