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급식 재료로 사용 계획
- 친환경 재료에 학부모 호응

부산의 한 초등학교가 교내 급식 재료로 쓸 장을 직접 만들기로 했다.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학교가 학생들의 건강을 직접 챙기고 나선 것이다.

	25일 오전 열린 2018 녹색성장교육 ‘바른 식생활 교육을 위한 전통 장 담그기’에 참여하는 부산 북구 상학초등학교 아이들이 간장과 된장을 만들기 위해 메주를 씻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25일 오전 부산 북구 만덕동에 위치한 상학초 야외 테라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전교생 59명이 간장과 된장을 만들고 있었다.

학생들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직접 메주를 씻고 소금물을 담갔다. 염도를 맞추기 위해 소금물에 계란을 띄우는 모습에선 사뭇 진지한 표정이 묻어났다. 잘 씻은 메주를 숯과 대추, 대나무 등과 함께 장독대에 넣고 금줄까지 치는 것으로 모든 과정은 마무리됐다. 기초작업을 마친 장은 오는 6월 말께 간장과 된장으로 분리된 뒤 급식 재료로 쓰일 예정이다.

이날 행사는 식생활교육네트워크 부산지부 지원으로 이뤄졌다. 상학초는 2016년부터 식생활교육네트워크가 진행하는 ‘찾아가는 장 학교’ 교육에 참여해왔다. 1년에 4회 학교에서 장 제조법을 익히고 메주 만들기 등을 실시했다.

지난해부터는 그동안 배운 것을 토대로 학생들이 직접 된장과 고추장 등을 만들기로 했다. 이렇게 제조한 장은 학교 급식에 쓰이고 학생들 가정에도 일부 보내준다. 상학초 화도윤(9) 군은 “메주를 책에서만 보다가 직접 만지면서 된장을 만들어보니 신기했다”며 “직접 만든 것을 나중에 먹을 수도 있어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학교도 대만족이다. 상학초는 올해부터 식생활교육네트워크 사업을 하지 않고 다행복지구 사업과 연계해 자체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장 만들기를 일회성이 아닌 학교 전통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상학초 김명자 교장은 “학생들이 직접 음식 재료를 만드는 과정에서 실패와 성공도 하면서 살아 있는 현장 교육을 받을 수 있다”며 “학교 급식을 외부업체에 맡기지 않고 직접 친환경 재료로 만들어 학부모들의 관심도 높다”고 말했다.

식생활교육네트워크 부산지부 권소숙 상임대표는 “요즘 아이들은 편식이 심하고 친환경 먹거리를 직접 체험해볼 기회가 많지 않다”며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 문화 조성을 위해 앞으로도 많은 학교를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