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계정 기사당 댓글 하루 3개로
- 공감 클릭 횟수는 50개로 제한
- “여론조작 막을 근본 대책 빠져”

네이버가 ‘드루킹 사건’으로 불거진 댓글 조작 파문과 관련해 댓글 수와 추천 횟수 등을 제한하는 내용의 개편안을 25일 발표했다. 댓글 과다 작성이 사라지면 여론 조작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게 네이버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번 방안이 ‘임시처방’ 성격을 갖는 데다 댓글 조작을 근본적으로 막는 장치도 빠져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네이버는 자사 뉴스 서비스의 댓글 시스템 일부를 개편해 이날부터 시행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하나의 계정으로 동일한 기사에 작성할 수 있는 댓글 수는 기존 20개(이하 24시간 기준)에서 3개로 축소됐다. 다만 계정 개당 하루 전체 댓글 수는 20개가 유지된다.

댓글 관련 ‘공감’ 또는 ‘비공감’ 클릭 횟수는 계정 개당 50회로 제한된다. 이전에는 이 횟수가 무제한이어서 ‘연속 클릭’을 통한 인위적 여론 조작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공감 또는 비공감 ‘취소’도 해당 횟수에 포함된다. 댓글을 연속으로 작성할 때의 시간 간격은 10초에서 60초로 길어졌다. 이는 매크로(자동 댓글 작성 프로그램) 사용에 따른 여론 조작을 막기 위한 조처다.

이번 방안은 댓글 시스템 개편을 위해 지난달 ‘이용자 패널’을 구성한 네이버가 정치권 압박 등에 밀려 한 달 만에 시급히 발표한 성격이 짙다. 실제로 네이버는 댓글 조작 방지의 근본 장치로 평가되는 ‘아웃링크(언론사 홈페이지로 직접 연결) 전환’과 관련해 이날 검토 계획조차 밝히지 않았다. 또 댓글 정렬 기준에 대해서는 “다음 달 중순께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을 뿐, 구체적 방식이나 명확한 입장을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네이버 한성숙 대표는 이날 자유한국당 원내지도부와의 면담에서 “앞으로 언론과 아웃링크 전환 여부를 협의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