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는 올해 개정된 대기오염측정망 설치·운영지침의 기준 높이인 20ｍ를 넘는 미세먼지 측정소 2곳을 적정한 부지로 이전할 것이라고 23일 밝혔다. 시는 하반기 추가경정예산에서 비용을 확보해 이전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전 대상 측정소는 부산진구 전포동측정소(22.7ｍ)와 강서구 녹산동측정소(24.1ｍ)다.

입지 선정과 이전 시기 등은 보건환경연구원이 관련 사항을 검토한 후 결정한다. 연구원이 지침에 부합하는 부지 여러 곳을 물색하면 전문가 5명과 시민단체 인사 2명으로 구성된 평가위원회가 심의를 거쳐 최종 부지를 선정한다. 측정소 이전에는 통상적으로 한 기당 3000만 원이 소요된다.

지침 권고안에 따르면 측정소 높이는 1.5~10ｍ 이내에 위치해야 함에도 시는 전포동과 녹산동 2곳만을 이전 대상으로 삼았다. 시 이근희 기후환경국장은 “지침에는 부득이한 경우 20ｍ 이내로 설치할 수 있다는 예외규정이 있다”며 문제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또 다른 시 관계자는 “권고안에 맞는 부지로 이전하게 되면 관리상의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다 사유지로 이전할 땐 추가로 비용이 발생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제신문이 지적했듯 미세먼지(PM10)는 대기상태를 측정하는 시료채취구의 높이에 따라 측정 수치가 크게 차이날 수 있다. 미세먼지에 대한 시민의 우려가 높은 만큼 시가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여야 함에도 지침 기준을 맞추는 데 급급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산 금정구의 한모(26) 씨는 “매일 아침 미세세먼지 농도를 체크하는 게 일일 정도로 관심이 높은데 시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 같아 실망스럽다”며 꼬집었다. 신심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