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증평군 A(여·41) 씨 모녀 사망 사건이 일어난 가운데 행적을 감췄던 A 씨의 여동생 B(36) 씨가 인천공항에서 사기, 사문서위조 혐의로 체포됐다. B 씨는 언니가 조카를 살해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진술했다. 자신은 이를 신고를 하지 않은 것이 무서워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한 증평 A 씨의 여동생. 연합뉴스

충북 괴산경찰서는 지난 18일 A 씨가 숨진 뒤 저당 잡힌 A 씨의 SUV차량을 중고차 매매상 C 씨에게 매각한 혐의(사기)로 B 씨를 체포했다. B 씨는 언니 A 씨와 조카가 숨진 것을 알고도 신고하지 않고 언니의 통장, 신용카드, 도장을 훔쳐 차를 판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B 씨는 지난 11월 27~28일께 A 씨로부터 전화를 받고 아파트를 찾아가 조카의 죽음을 확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B 씨는 경찰에서 “아파트에 가보니 조카가 침대에 누워있고 언니는 넋이 나간 상태였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언니로부터 ‘2시간 후에 자수할 테니 너는 가만 있으라’는 말을 듣고 나왔다가 다음달 4일 언니 집을 다시 찾아가보니 언니가 숨져 있었다”고 덧붙였다.

B 씨는 이날 언니의 신용카드, 휴대폰, 도장을 훔쳐 3일 뒤 마카오로 출국했다. 경찰은 B 씨가 A 씨 모녀가 숨진 것에 대해 신고하지 않은 것이 두려워 출국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1월 1일 입국한 뒤 2일 서울의 한 구청에서 언니의 인감증명서를 대리 발급받았고 매매 서류를 가춰 중고상 C 씨를 만나 차를 1350만 원에 팔았다. 이 차는 이미 캐피탈 회사가 1200만 원의 저당권을 설정해 놓은 상태였다.

B 씨는 3일 인도네시아로 출국한 뒤 모로코 등에서 머물다가 지난 1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경찰에 체포됐다.

한편, A 씨 모녀는 지난 6일 관리비 체납 등을 이상하게 여긴 관리 사무소의 신고로 자신의 아파트 방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부검 결과와 A씨 유서에 대한 필적 감정 결과, 외부인의 침입 흔적이 없는 점 등으로 미뤄 모녀가 생활고 등에 시달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사실상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