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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인권센터 전문성 없어 2차 피해

부산대 운영위원회 교수진, 인권 활동과 관계 없이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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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해정 기자
  •  |  입력 : 2018-04-18 19:52:09
  •  |  본지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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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해자 등 학내 구성원 외면
- 성 인지 감수성 지적 목소리
- 전문가 “지명도 확보 필요”

“학내 성추행 사건을 책임지는 인권센터를 믿지 못해 직접 나설 수밖에 없었다.”

부산대학교 교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박사 과정의 대학원생은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고백을 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진상조사를 받기도 전에 가해 교수에게 사건 접수 사실이 알려졌다. 이로 인해 가해 교수가 내게 연락하며 2차 피해를 입었다. 마지막 희망이었던 인권센터에 대한 신뢰가 깨졌다”고 토로했다. 피해자가 2차 피해를 본 일은 또 있었다. 지난 1일 부산대 외국인 교수의 성추행 사건에서 피해자는 센터 측에 2차 피해에 노출되지 않게 해달라며 요청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부산대 학내 구성원을 중심으로 ‘인권센터를 믿지 못하겠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센터의 운영위원회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교수진의 성 인지 감수성을 지적한다. 운영위원회의 인원은 총 11명이다. 그중 교수가 6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학부생 2명, 대학원생 1명, 교직원 1명, 시간강사 1명으로 구성된다. 학부생과 대학원생의 경우 인권 등에 관심이 있는 사람으로 추천되지만 문제는 교수진을 구성하는 방식이다. 성폭행 상담 경험 등의 기준이 아닌 단과대학과 성 비율 등에 맞춰 선정된다. 그렇다 보니 2차 피해를 일으킬 우려가 크다는 지적을 받는다.

인권센터 운영위원회는 성추행 사건 발생 시 조사위원으로 차출되기 때문에 그 구성요건은 더욱 까다로워야 한다. 인권센터에 사건이 접수되면 사건별로 조사위원회가 꾸려진다. 조사위는 센터의 운영위원회에서 차출하거나 추천받은 이 중 5인 이내로 구성된다. 부산여성상담소 오재희 소장은 “사건 처리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인권센터는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해 존재해야 한다. 성폭력 사건의 특수성으로 한 조직 내에서 2차 가해가 손쉽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인권센터장이라도 관련 분야에서 명망 있는 사람을 임명해 센터의 지명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또 징계위원회의 징계 결과가 번복되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피해자가 성추행 신고를 꺼리기도 한다. 조사위원회가 해당 사건에 대한 징계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징계위원회가 열린다. 이때 가해자에 징계를 내리면 이후 번복되지 않는다. 이 점 때문에 가해 교수가 감봉 등에 그칠 것을 우려한 피해자들이 신고를 꺼리는 상황이다. 부산대 김영 여성연구소장은 “학교 징계위원회는 처분이 한 번 내려지면 끝난다. 반면 가해 교수의 경우 교육부에 교원 소청 심사위원회를 제기할 수 있다”며 “조사위원회가 제대로 조사하고 있는지 압박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해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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