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익은 상가·주민지원시설 재투자
- 낙후된 우암·감만지역과 시너지 기대
- 학교 측 뉴스테이 사업 시와 진통 여전

부산외국어대학교 옛 우암동 캠퍼스 개발에 청신호가 켜졌다. 대학이 남산동으로 이전한 후 4년 이상 방치된 우암동 부지를 시가 일괄 매입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간 공익개발을 하겠다는 부산시와 뉴스테이 사업을 추진하려는 학교 측 이견이 팽팽해 우암동 캠퍼스 재개발은 지지부진했다. 시는 우암동 캠퍼스 부지를 청년 및 해양산업의 거점으로 조성할 계획이지만 소유주인 부산외대와의 협의 등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외대 우암동 부지 개발 청신호

부산시는 전액 시비(토지 595억 원, 건물 233억 원 등 총 828억 원)로 외대 우암동 부지를 매입하기로 했다. 시비로 일괄 매입한 뒤 비용은 부산외대와 협의를 거쳐 5년 분할상환할 방침이다. 사들인 이후에는 제2종 일반주거지역과 자연녹지지역 등 용도별로 재개발한다. 대학본관 등 6개동이 30년 이상 된 건물이어서 모두 철거 후 신축하기로 했다. 700~1000세대 규모의 청년임대주택과 복합문화공간 등 청년을 위한 시설이 대거 들어선다는 게 특징이다.

‘산학연 클러스터’가 될 자연녹지지역 내 외성생활관 등 10개동은 지은 지 30년이 안 된 건물이어서 철거보다는 리모델링 방식을 택했다. 시가 직접 개·보수한 뒤 임대할 계획이다. 조선·해양플랜트 엔지니어링 클러스터, 조선해양플랜트 기자재 기술표준화 종합지원센터, 친환경 가스연료 선박 연구개발(R&D) 복합 클러스터, 로봇·ICT(정보통신기술) 등 4차 산업혁명 주력사업 융합 플랫폼 지원센터, 혁신도시 산학연 클러스터 등 시설이 들어선다. 우암동 부지는 2020년 착공해 2024년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해양 클러스터로 도시재생뉴딜

시가 이런 내용으로 부산외대 우암동 부지를 공익개발하려는 것은 인근 우암부두 및 ODCY(부두 밖 컨테이너 장치장) 재개발과 연관된다. 우암부두가 지난해 12월 해양산업 클러스터로 지정돼 앞으로 유휴항만 재개발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므로, 이와 연계하면 낙후된 우암·감만지역의 발전에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재 해양수산부(부산항만공사)가 다음 달부터 내년 3월까지 진행하는 ‘부산항 해양산업클러스터 활성화 방안’ 용역에 우암부두와 ODCY 배후용지 활용 계획이 포함돼 있다.

시는 용역 결과가 나오는 대로 우암동 부지와 우암부두, 배후 ODCY 부지를 연계하는 도시재생뉴딜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중 도시재생 활성화 계획 수립 용역을 거쳐 국토교통부에 뉴딜사업 대상지로 지정될 수 있도록 추진한다. 정부 도시재생뉴딜사업에 선정되면 개발사업비 150억~250억 원을 국비로 받을 수 있다.

■부산외대와 협상 남아

소유주인 부산외대 측과의 협상이 앞으로의 남은 과제다. 부산외대는 남산동 캠퍼스로 이전할 때 발생한 부채 820여억 원을 해결하기 위해 수익사업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부산외대는 그간 2400세대 규모의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아파트) 사업을 추진해왔다. 시는 이렇게 하면 용도 변경에 특혜 소지가 있으며, 장기 도시 비전과도 맞지 않는다며 학교 측의 사업 신청을 반려했다. 학교가 해결해야 할 부채만큼 시가 매입비로 주기로 했지만, 부산외대 내부에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학교 측 일각에서는 “시가 아무런 법적 문제가 없는데도 뉴스테이 사업을 거부해왔다. 학교와 협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시가 발표한 개발 방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경론도 있어, 앞으로 진통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외대 관계자는 “우암동 부지 개발은 여러 방안을 놓고 시와 협의 중이다”고 말했다.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