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 결과만 보고 받기로 결정
- 이순용 1부장에 지휘권 인계
김기현 울산시장 주변인과 일부 지역 정치인을 상대로 비리 수사를 지휘해온 황운하(사진) 울산경찰청장이 “공정성 시비 차단을 위해 앞으로 수사 지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황 청장은 4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이같이 선언하고 “(일련의 수사와 관련해) 수사 지휘는 하지 않고 결과 보고만 받겠다”고 밝혔다.
황 청장은 “그동안 울산지역 토착비리와 부정부패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고 공명정대하게 수사를 진행해왔지만 공정성 논란이 있었다”며 “이 같은 시비를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한 끝에 내린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 같은 이유로 경찰본청(경찰청)에 수사 지휘 회피신청을 했고, 4일 승인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황 청장은 “이번 회피 결정으로 울산경찰의 부정부패 수사에 대한 부당한 압력이나 논란이 더는 없기를 희망한다”면서 “울산경찰은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 흔들림 없이 공정·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황 청장은 정치적 의도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김 시장 동생과 측근 및 서동욱 울산 남구청장 등 일부 정치인과 주변인에 대한 비리 의혹 수사 지휘에서는 손을 떼게 된다. 황 청장을 대신해 이순용 1부장이 수사 책임을 맡아 지휘를 하게 된다.
지난 1월 2일 자로 개정된 ‘범죄수사규칙’ 제8조의 5(회피의 원인 등)에는 ‘경찰관은 모든 수사에 있어 제8조의2 제1항 각 호(불공정한 수사를 할 염려가 있다고 볼 만한 객관적 구체적 사정이 있는 때 등) 규정에 해당되는 사유가 있거나 기타 공정성을 잃을 염려가 있다고 사료한 때에는 회피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앞서 황 청장은 김기현 울산시장의 형제와 비서실장 비위 수사를 주도했다. 이에 자유한국당이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경찰이 공작·표적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반발하면서 울산경찰청사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고 황 청장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고발했다.
앞서 황 청장이 지난해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정치인을 두 차례 만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치수사 논란의 불씨가 됐다. 최근에는 황 청장이 경찰 협력단체 관계자들로부터 골프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도덕성 논란까지 더해져 입지가 크게 손상됐다.
방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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