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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NIE] 이념 논쟁에 49년간 가로막혔던 귀향길

20세기 위대한 작곡가 기나긴 ‘귀향’-윤이상의 음악과 고향 이야기(국제신문 지난달 31일 자 2면 참조)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04-02 19:14:55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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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방 후 독일로 건너간 윤이상
- 천부적 작곡 재능 세계 호평

- 1967년 동베를린 사건 연루
- 한국 소환돼 무기징역 옥고
- 국제사회 항의로 풀려났지만
- 다시는 고향땅 못 밟는 신세

- 2006년 과거사위 무혐의 결론
- 지난달 30일 유해 통영 이장

20세기 최고의 작곡가 중 한 사람으로 손꼽히는 윤이상. 조국과 고향을 그리워했지만, 그는 결국 이국땅에서 영면했다. 임종 직전에는 일본에서 배를 타고 멀리서 고향 통영을 눈물로 바라보기만 했다는 가슴 아픈 이야기도 전해진다. 그런 윤이상의 유해가 지난달 30일, 고국을 떠난 지 49년 만에 고향 통영에 이장됐다. 세계적인 작곡가였던 그는 왜 조국과 고향을 찾지 못했던 걸까?
   
통영이 낳은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 선생이 생전에 악보를 보고 있다. 국제신문DB
■음악을 사랑했던 통영 소년 윤이상

1917년 9월 17일 경남 산청군에서 태어난 윤이상은 어린 시절 통영으로 이주해 이 곳에서 수학하며 성장했다. 성장기의 대부분을 통영에서 지냈기에 그에게 있어서 고향은 통영이었다.

14세부터 독학으로 작곡을 시작할 정도로 음악에 있어서 천부적인 재능을 보였던 그였지만 당시 작곡자라는 직업은 그리 좋게 인식되지 않았다. 상업학교로 진학하라는 아버지와 갈등을 빚던 윤이상은 과감히 가출을 해서 서울에서 음악이론을 배웠다. 이후 1935년 오사카음악학교에 입학해 정식으로 작곡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일본인 스승으로부터 사사까지 받았지만 그 역시 조선인이었다. 일제의 강압 통치가 극에 달했던 1943년 항일지하활동에 참가해 감금을 당하기도 했던 윤이상은 해방 후 1952년까지 통영과 부산에서 음악교사로 재직했다. 1953년부터는 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본격적인 작품활동도 시작했다. 1956년 프랑스로 건너가 프랑스 파리 국립고등음악원에서 작곡과 음악이론을 공부하고, 1959년 독일 베를린음악대학을 졸업했다. 왕성한 작품활동은 유럽에서도 인정받아 독일 포드기금회의 요청으로 베를린에 정착해 지속적인 창작활동에 매진해왔다. 이 때까지만 하더라도 윤이상은 유럽에서 호평을 받는 젊은 동양인 작곡가였었다. 하지만 1967년 그의 일생을 바꾸는 사건이 일어나게 된다.

■동베를린 사건… 이루지 못한 귀향

   
고향으로 돌아온 윤 선생의 유해가 모셔진 통영국제음악당 뒤편 묘역.
1950년대 후반부터 많은 지식인들이 한국을 떠나 프랑스와 서독 등 유럽으로 향했다. 이들 중에는 이승만의 장기집권 이후 이어진 군부독재 등으로 인해 국내 정치에 환멸을 느낀 이들이 다수였다. 당시 독일은 자유주의 진영인 서독과 사회주의 진영인 동독으로 양분돼 있었고 수도 베를린 또한 서베를린과 동베를린으로 분리됐었다. 동베를린에는 북한 공작원들이 다수 활동하고 있었는데, 이들은 독일에 거주하는 한국인들과 접촉할 수 있는 경로를 확보했다.
그러던 중 1967년 조선일보 서독 주재 특파원이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이를 북한의 납치라 판단한 중앙정보부는 본격적인 독일 교민들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게 된다. 1967년 6월 북한 측과 접촉한 것으로 의심되는 관련자 23명이 체포돼 국내로 연행된 뒤 재판을 받았는데 그 중 윤이상도 포함돼 있었다.

‘동베를린 사건’으로 불리는 이 일로 인해 윤이상은 국가보안법 위반에 간첩죄까지 적용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이 사건으로 유럽에서 활발하게 사회활동을 하던 한국인들이 사형 또는 중형을 선고받게 되자, 독일과 프랑스 정부는 강력한 항의표시를 했다. 특히 독일 정부는 윤이상의 석방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했으며 윤이상은 2년 뒤 석방됐으나 한국땅을 다시 밟기는 어려워졌다. 이후 남은 생을 고향을 그리워하며 작품활동에만 매진하던 윤이상은 1995년 독일에서 생을 마감하게 된다.

2006년 1월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는 동베를린 사건이 1967년 부정선거 규탄 시위를 잠재우기 위해 정치적으로 이용된 것이라는 결과를 발표했다. 그리고 그로부터도 13년이 지난 2018년 3월 30일, 윤이상의 유해는 오랜 기다림 끝에 고향 통영으로 돌아오게 됐다.

현대 서양음악 기법을 통한 동아시아 이미지를 구현해내고, 한국음악의 연주기법에 서양악기를 결합해 동서양을 아우르는 작곡가로 추앙받은 윤이상. 그의 고향에서는 매년 그를 기리며 ‘통영국제음악제’가 개최되고 있다. 올해부터는 그가 평생동안 사랑했던 고향과 음악이 함께 어우러진 곳에서 편안한 영면이 이어지기를 바란다.

박선미(사회자본연구소 대표) 김정덕(한국언론진흥재단 부산지사 NIE 강사)


■생각해볼 점

한국을 대표하는 작곡가 윤이상의 유해가 지난달 고향 통영으로 돌아왔습니다. 세계적인 작곡가였지만 늘 고향을 그리워했던 윤이상의 이야기를 그의 일대기를 중심으로 써볼까요?

- 윤이상의 성장기

- 동베를린 사건과 윤이상

- 윤이상이 다시 고국으로 돌아오기까지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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