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의 용기 있는 고백이 미투운동을 이끌면서 부산 사상구가 적극적으로 성 관련 범죄 대책을 마련했다.

사상구는 성폭력·성희롱 방지 종합 계획을 수립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고 12일 밝혔다. 성차별적인 권력 구조를 바꾸고 양성이 평등한 조직문화를 만드는 데 전 직원이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우선 12일 열린 간부회의에서 송숙희 구청장이 미투운동을 지지하는 위드유운동 동참을 천명했다. 송 청장은 젠더 폭력에 엄격히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지위를 막론하고 원칙대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또 사상구 성희롱 예방지침도 처벌 강화와 피해자 보호에 맞춰 개정하기로 했다. 현재 ‘성희롱 발생 시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한다’고 돼 있는 것을 ‘조치를 이행하여야 한다’로 수정한다. 적용 범위를 ‘사상구 소속 직원’에서 ‘구청장 포함 소속 직원’으로 확대한다. 사이버 성희롱 신고센터를 설치하고 전문 상담소와 연계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14일에는 구청장과 여성단체, 관내 여성 노동자 등이 모여 ‘위드유 실천방안 집담회’를 갖는다. 신라대 공미혜 교수와 부산성폭력상담소 이재희 소장이 참여해 미투운동과 대안 등을 자유롭게 논의할 예정이다.

사상구가 지난해 직원 337명을 대상으로 성희롱 발생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6.8%가 ‘직장 내 성폭력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다’고 답했다. 남성의 23.0%가 ‘경험 있다’고 답한 데 반해 여성은 55.4%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송 청장은 “성범죄는 깨진 유리창 이론처럼 자칫 누구도 잘못이라 생각하지 않고 더욱 피해가 커질 수 있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구태와 악습을 끊어 안전한 사회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